"정신 차려라" 질책에 2군행까지…박준순·윤동희, 훈련장 일찍 나와 '특타 구슬땀'

왼쪽부터 박준순과 윤동희, 타격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김조휘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격을 앞둔 야구대표팀 내야수 박준순(두산 베어스)과 외야수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최근의 부진을 씻기 위해 남들보다 일찍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태극마크를 단 야구대표팀의 결연한 열기로 가득했다. 아시안게임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이 시작된 가운데, 대표팀 내에서 가장 마음이 무거울 두 젊은 피가 남들보다 먼저 그라운드를 밟아 시선을 사로잡았다.

야구 대표팀은 전날 소집해 간단한 미팅을 마쳤고, 이날부터 16일까지 이틀 동안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소화한다. 이후 17일에는 국군체육부대와 연습 경기를 치러 실전 감각을 최종 점검한 뒤, 18일 결전지인 일본 나고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날 대표팀의 공식 일정은 오후 1시 숙소 출발로 시작됐다. 선수단은 1시 30분 구장에 도착해 라커룸에서 환복을 마쳤고, 환복 직후 단체 사진을 촬영한 뒤 곧바로 워밍업 및 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공식 일정 시작 시각보다 훨씬 이른 시간, 그라운드 한구석에서는 이미 뜨거운 배트 돌아가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준순과 윤동희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두 선수가 자발적으로 일찍 나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두 선수는 오후 1시가 되기도 전에 자발적으로 그라운드에 나와 '특타(특별 타격)' 훈련을 자청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최근의 부진을 털어내고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타격 훈련하는 박준순. 김조휘 기자

실제로 두 선수의 최근 행보는 아쉬움이 컸다. 박준순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61(31타수 5안타) 4타점으로 타격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2루수 선발 출전해 1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아쉬운 수비 장면을 남겼다. 당시 1루 주자 심우준의 도루 시도 때 포수 김기연의 송구는 정확했으나, 박준순의 글러브가 주자에게 닿지 않으면서 세이프가 됐다. 결국 박준순은 2회 수비를 앞두고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고, 김원형 두산 감독은 "정신 차려야 한다"라며 따끔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윤동희의 상황 역시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윤동희는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말소 직전 10경기 성적은 타율 0.240(25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대표팀 소집일인 14일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둔 시점에서 2군행 통보를 받은 것이다. 국제대회 차출을 목전에 둔 핵심 국가대표 선수가 1군에서 짐을 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김태형 롯데 감독은 "2군에 내려가서 뭔가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여기서 억지로 경기에 내보내는 것보다 본인이 조금 더 느끼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뼈 있는 지적을 남긴 바 있다.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거친 두 젊은 타자는 나고야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배트를 고쳐 잡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여정의 출발선에서, 이들의 자발적인 구땀이 태극마크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는 예고편이 될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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