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가 추진해 온 여성 강도사 제도 도입이 전국 노회 수의에서 최종 무산됐다.
예장합동총회는 15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제111회 정기총회에서 여성 강도사 관련 헌법 개정안의 노회 수의 결과를 발표하고, 개정안이 부결됐다고 선언했다.
총회 서기 유병희 목사는 "전국 노회 수의 결과 총 투표 수는 8,318표"라며 "165개 노회 가운데 140개 노회가 수의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 가결을 위해서는 전체 투표수의 3분의 2인 5,546표 이상을 얻어야 하지만, 16개 항목 모두 기준에 미달했다"며 "이 헌법 개정안에 대한 모든 수의 사항은 부결됐다"고 보고했다.
이번에 전국 노회 수의에 부쳐진 개정안은 여성에게 공적 설교권인 강도권을 허용하고, 여성 사역자가 강도사 고시에 응시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헌법상 '목사후보생'을 '목회자후보생'으로 변경해 여성도 강도사 고시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목사 자격을 '만 29세 이상 남자'로 명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성에게 강도사 자격과 공적 설교권은 허용하되, 여성 목사 안수는 허용하지 않는 절충안이었다.
여성 강도사 제도는 예장합동 내에서 오랜 기간 논쟁이 이어져 온 사안이다. 제108회 총회는 여성에게 강도권과 강도사 고시 응시 자격을 주는 안을 결의했지만, 이틀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이후 제109회 총회는 여성 강도권과 강도사 고시 응시 자격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다시 결의했고, 제110회 총회는 제도 시행에 필요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전국 노회 수의에 회부했다.
개정안은 여성에게 제한적인 설교 사역의 길을 열어 주려 했지만, 여성 목사 안수의 길을 헌법상 차단하는 방식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반대로 여성 강도권 허용이 향후 여성 목사 안수 허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 부결로 신학 교육을 마치고 사역을 준비해 온 여성들의 공적 설교 사역 진출도 당분간 제도적 뒷받침을 받기 어려워졌다. 합동총회 여성사역자위원회는 교역자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여성 사역자들의 사역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여성사역자위원회 위원장 조승호 목사는 "앞으로 교역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여성 사역자에게 있다고 본다"며 "여성 사역자 문제를 충분히 연구하고, 총신을 졸업해 사역을 기다리는 여성 동역자들이 계속 사역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청원했다.
여성사역자위원회는 상설위원회 임기 3년 보장을 요청하는 청원을 올렸고, 총회는 해당 청원을 정치부로 보내 병합 처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