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조상현 감독은 15일 엔렉스와 연습 경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앞선 세 차례 필리핀 팀과 연습 경기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LG가 점수 차를 벌리면 필리핀 팀들이 경기를 쉽게 포기했기 때문이다. 엔렉스는 디온테 버튼이 뛰는 필리핀 리그 1위 팀인 만큼 제대로 된 연습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엔렉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쿼터 아셈 마레이와 아치 굿윈의 동시 투입과 함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거친 플레이로 LG를 괴롭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LG 선수들을 꼬집기까지 했다.
결국 마레이와 굿윈이 폭발했다.
마레이는 2쿼터 중반 엔렉스의 거친 플레이에 대해 심판에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42-29로 벌어진 상황에서는 필리핀 선수와 신경전을 펼쳤다. 선수들이 코트로 쏟아져 나오는 이른바 벤치 클리어링까지 발생했다. 테크니컬 파울 2개로 퇴장을 당하는 상황. 연습 경기인 만큼 양 팀 사령탑의 합의 하에 코트에 남기로 했다. 조상현 감독은 일단 마레이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굿윈만 코트에 있는 상황. 필리핀의 계속된 파울성 플레이에 굿윈도 터졌다. 굿윈과 에노쉬 발데스가 충돌했고, 다시 한 번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결국 굿윈도 벤치로 물러났고, LG는 외국인 선수 없이 2쿼터 마지막 2분을 소화했다.
조상현 감독이 걱정했던 부분이다. 마레이는 최근 심판 판정에 항의가 잦아졌다. 마레이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 주장을 맡길까 고민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굿윈도 비슷한 스타일. 조상현 감독은 "둘 다 성질을 부리면 진짜 답이 없을 것 같다"고 웃기도 했다.
3쿼터 시작을 앞두고 심판진에서 굿윈과 에노쉬 발데스의 동시 퇴장을 지시했다. 양 팀 사령탑은 "경기에 뛰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심판진은 또 발생할 신경전을 사전에 차단했다. LG는 굿윈 없이 3, 4쿼터를 치렀다.
조상현 감독은 필리핀 전지훈련 기간 연습 경기를 통해 마레이-굿윈 조합을 집중 테스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엔렉스전은 원했던 연습이 되지 않은 연습 경기가 됐다.
조상현 감독은 경기 후 "54경기를 하다 보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선수들이 조금 더 이겨냈으면 좋겠다. 결국 몸을 부딪히는 운동이고, 심판이 놓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거기에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준비한 대로 가야 한다. 신경을 쓰면 게임을 망치게 된다. 누군가 한 명이 중심이 돼 선수들을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그게 마레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는 LG의 116-89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