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가스전 '대왕고래' 시추 후 2029년까지 추가 시추를 진행한다는 정부 계획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질책과 당시 대통령실의 요구로 임기 내인 2026년으로 앞당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석유공사가 용역업체를 선정해 시추를 결정·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경쟁 입찰요건에 대한 검토를 부실하게 하고 기술평가를 부당하게 처리했으며 용역결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조급하게 시추를 추진"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6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에 대한 주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9월 산업부가 그 해 연말에 1차공으로 대왕고래를 시추한 뒤 2029년까지 4공을 추기 시추한다는 계획을 보고하자 당시 대통령실은 시추일정을 윤 전 대통령의 임기인 2027년 5월내로 앞당기도록 요구했다.
이에 산업부는 대통령 임기 내는 아니지만 2028년 1분기로 일정을 단축한 시추계획을 보고했다.
안덕근 당시 산업부장관이 이런 일정을 보고하며 시추 일정과 관련해서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장관을 질책을 한 뒤 시추 일정을 다시 수립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결국 산업부 장관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의 지시대로 2026년까지 4공을 추가 시추하는 것으로 2차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또 시추확인 없는 탐사 자원량을 공개할 경우 과도한 기대감 조성 등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 자원량 대신 면적으로 표현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런 의견은 수용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6월 3일 국정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추정 매장량을 직접 언급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그 다음해 실제 시추 결과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으로 끝이 나버렸다. 윤 전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당일 가스공사 주가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일부 주식이 폭등했지만 실제 시추 결과에 가스공사 주가는 10%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또 한국석유공사가 심해지역의 자원 매장 가능성 평가를 수행할 용역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지명 경쟁 입찰을 부칠 요건을 부실하게 검토해 공정한 경쟁을 제한했고, 입찰 참여업체에게 평가기준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기술평가를 부당하게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용역결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시추를 추진하고 석유공사 이사회의 심의·의결 없이 시추선 용선용역을 발주하는 등 시추 추진 과정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동해 가스전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석유공사 부서에 대한 성과평가의 경우 "달성하지 못한 지표를 달성한 것으로 잘못 평가하고, 상임이사인 본부장이 승진 전 자신이 근무한 부서의 실적을 평가해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 대해 "정책 결정의 당부가 아니라 객관적인 경위, 사실관계의 확인 및 용역업체 선정 등 사업 집행과정의 적정성에 중점을 두고 감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