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광주비엔날레가 이번에는 윤범모 대표의 발언을 두고 때아닌 '듣기평가'에 휩싸였다.
광주비엔날레 측이 보도 11일 만에 기사에 인용된 '미국'이라는 발언이 실제로는 '외국'이었다며 정정을 요구하면서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지난 15일 광주CBS노컷뉴스가 최근 보도한 '윤범모 "대만관 논란, 결국 중국과 불편한 관계…민망하고 안타깝다"' 기사와 관련해 기사에 인용된 윤범모 대표의 '미국'이라는 발언이 실제로는 '외국'이었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해당 기사는 지난 4일 보도된 것으로 비엔날레 측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보도 11일 만이다.
비엔날레 측은 최근 들어 기사에 포함된 '미국'이라는 표현이 부각돼 관련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엔날레 측은 확인한 결과 해당 발언은 '미국'이 아닌 '외국' 또는 '그 외국'이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문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사에 미국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면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엔날레 측은 대표의 출신 지역과 평소 발음 특성도 근거로 들었다. 비엔날레 관계자는 "대표가 천안 출신이고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눠본 입장에서는 '외국'으로 들린다"며 "'외'라는 발음을 할 때 입 모양을 오므리는 특성이 있어 그렇게 들린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통역사들도 해당 발언을 '외국'으로 이해해 전달했으며, 한겨레를 비롯한 국내외에서 미국과 관련한 후속 보도가 없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비엔날레 측은 기자간담회에 기자들뿐 아니라 다른 재단과 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며 대만 파빌리온 명칭 승인과 중국관 전시 철수 등 민감한 상황에서 대표가 실제 미국을 언급했다면 관련 보도가 이어졌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비엔날레 측은 "미국 정부나 미국 측 기관이 실제 개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까지 가세했다'는 표현이 다른 보도나 자료에 재인용될 경우, 사실과 다른 외교적 해석이나 오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간담회 발언 음성]
실제 당시 발언 음성을 다시 확인하면 해당 표현은 '외국'보다는 '미국'에 가깝게 들린다. 앞뒤 문맥을 놓고 봐도 '외국'을 의미했다면 '외국까지'보다는 '외국에서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비엔날레 측은 단순한 기사 수정을 넘어 관련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겠다며 광주CBS노컷뉴스에 오류 여부를 확인하고 정정 사실을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비엔날레 측은 "재단이 억울하면 뭔가 액션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기록에 남겨서 진행하라는 이야기들까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 직후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다가 중국·대만 관련 논란이 확산한 뒤 11일이 지나 기사 정정은 물론 서면 확인까지 요구하면서, 뒤늦은 정정 요구의 배경과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비엔날레는 행사 운영과 대외 소통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 세계에 제16회 광주비엔날레를 알리는 첫 공식 무대였던 지난 4일 개막 기자간담회마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가까이 늦게 시작되는 등 현장 진행에 혼선을 빚으면서 행사 운영 능력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한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비엔날레가 개막했지만 대만 문제에 묻히면서 정작 예술감독이나 전시 주제에 대한 홍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대표의 책임 있는 역할은 잘 보이지 않고 직원들마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어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행사의 위상에 걸맞은 대외 소통과 행사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