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으로 KC인증을 받은 슬라임 2개 제품에서 가습기살균제에 쓰였던 방부제가 검출돼 리콜명령이 내려졌다. 반복 노출 시 생식·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붕소도 안전기준의 최대 7.2배 검출됐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말랑이와 스퀴시 등 촉감 완구 76개를 조사한 결과 9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KC인증을 받은 어린이제품 37개와 '14세 이상 사용'으로 표시돼 KC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 39개였다.
KC인증 제품 2개 리콜
KC인증을 받은 어린이제품 37개 가운데 핑크풋의 '핑크풋 슬라임'과 리틀아이의 '허니 슬라임' 등 2개는 사용금지 방부제와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붕소가 함께 검출돼 리콜명령이 내려졌다.두 제품에서는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검출됐다. CMIT와 MIT는 경구·경피·흡입 독성이 있으며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과 눈·호흡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제품 사용에 따른 실제 노출량이나 건강 위해성까지 평가하지 않았지만, CMIT·MIT가 든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가운데 폐섬유화 등 폐손상 피해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
붕소는 핑크풋 슬라임에서 기준치의 4.7배, 허니 슬라임에서 7.2배 검출됐다. 붕소는 눈과 피부를 자극하고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생식과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국표원은 두 제품을 전국 29만여개 유통매장과 연계된 위해상품판매차단시스템에 등록해 판매를 차단했다.
'14세 이상' 7개도 어린이 기준 미달
유해물질은 KC인증을 받지 않은 '14세 이상 사용' 표시 제품에서도 검출됐다.국표원이 39개 제품에 어린이제품 안전기준을 적용한 결과, 말랑이 3개와 스퀴시 1개, 슬라임 2개, 왁뿌볼 1개 등 모두 7개가 기준에 맞지 않았다.
국표원은 이들 7개의 업체명과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편의상 제품별 조사 결과를 A~G로 구분하면, 말랑이 A~C와 스퀴시 D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넘었다.
말랑이 A는 검은색 연질 본체와 마개에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각각 기준치의 1.7배와 1.6배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물질로, 내분비계에 장애를 일으켜 생식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말랑이 B에서는 디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가 기준치의 3.4배, C에서는 DEHP가 1.65배 나왔다. 스퀴시 D에서도 DEHP가 기준치의 1.3배 검출됐다.
슬라임 E에서는 CMIT와 MIT가 검출되고 붕소도 기준치의 11.4배 나왔다. 슬라임 F에서는 붕소가 기준치의 1.4배 검출됐다. 왁뿌볼 G에서는 노란색과 초록색, 분홍색 점토 부분의 붕소가 각각 기준치의 1.8배와 1.6배, 1.4배 나왔다.
국표원은 14세 이상 표시 제품이 어린이에게 판매되지 않도록 초등학교 주변 문구점과 온라인 시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촉감 완구의 유해화학물질 관련 안전요건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