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공연과 해외 가수 내한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의 티켓을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대량 예매한 뒤 웃돈을 붙여 약 9천장을 24억원에 판 암표 업자가 구속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업무방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7년 7개월간 인기 공연과 스포츠 경기 티켓 8967장을 대량 확보해 웃돈을 받고 되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올린 전체 판매금액을 약 24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2가량을 이익금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인터넷 등에서 구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자신과 가족·친척 등 7명의 계정을 동원해 티켓을 예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경기북부경찰청이 운영자를 검거하면서 폐쇄한 국내 최대 규모 암표 거래 SNS 단체대화방에도 가입해 암표 거래 정보와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공유받았다.
확보한 티켓은 배송지를 바꾸거나 온라인에서 구매자에게 넘기고, 공연 현장에서 입장용 팔찌를 건네주는 방식으로 처분했다.
2019년 10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은 11만원에 구입한 뒤 300만원에 판매했다.
2025년 세븐틴 팬미팅 티켓은 11만원에서 180만원으로, 2024년 팀 K리그와 토트넘의 축구 경기 티켓은 4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2023년 브루노 마스 내한 콘서트 티켓 역시 25만원에 확보해 120만원에 되파는 등 최대 약 30배의 웃돈을 붙인 사례도 있었다.
암표 사업자 신고하고 범죄수익으로 부동산 구입
대학 졸업 후 별다른 직업 없이 암표 판매로 생계를 이어온 A씨는 이를 정상적인 사업으로 꾸미기 위해 전자상거래 업종으로 사업자 신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암표 판매 수익으로 경기도 소재 아파트 1채와 상가 2채를 마련했다. 아파트는 이미 처분했다.
경찰은 남은 상가 2채와 A씨 명의의 예금채권 등 12억 6439만 1199원을 범죄수익으로 특정해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A씨는 지난 3월 경찰이 대규모 암표 카르텔을 적발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수사를 우려해 범행을 중단했다.
이어 7년간 운영하던 사업자를 폐업하고 사용하던 PC와 휴대전화를 포맷하는 등 관련 자료를 없애려 했다.
하지만 경찰 압수수색에서 범행 자료가 담긴 USB가 발견됐고, 포렌식 분석 등을 거쳐 A씨의 과거 거래 내역 등이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암표 거래가 불법인지 몰랐으며 세금도 성실하게 납부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혐의의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A씨를 구속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8월 28일부터 개정 공연법이 시행되면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공연 입장권 등의 부정판매를 처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K-POP 인기 아티스트 공연 등을 중심으로 관계기관과 협업해 암표 거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