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의 스토킹 등에 시달리다 오피스텔에서 추락해 숨진 20대 여성의 유가족이 게재한 청원에 대해 KBS가 "출연자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가족은 해당 청원에서 가해자의 친누나가 현재 KBS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책임 있는 대처를 요구한 바 있다.
KBS는 16일 시청자청원 게시판을 통해 "먼저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깊은 슬픔과 고통 속에 계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공사는 프로그램 캐스팅 시 출연자 본인의 범죄 이력이나 사회적 물의 여부에 대해서는 검증을 거치고 있다"며 "다만, 출연자의 가족에 대한 사전 검증은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시행할 수도 없다. 따라서 해당 사안은 공사가 사전에 확인할 수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3항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법조항에 명시된 것처럼 가족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조치를 취하는 것 역시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다시 한번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신을 유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최근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 유가족입니다'는 제목의 청원을 게재했다.이 청원은 1천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KBS의 공식 답변 대기 상태로 전환됐다.
청원인은 "저희 딸은 가해자의 지독한 스토킹에 시달리고 시달리다가 결국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다"며 "가해자의 누나는 지금 KBS 저녁 일일드라마에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해 TV 화면 속에서 웃고 울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드라마 배우로 아무렇지 않게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 가족의 딸은 억울하게 죽었는데 가해자 가족의 딸은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사랑하는 딸을 잃은 부모가 매일같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는 이와 같은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입장을 밝혀주시고, 공영방송사로서 책임 있는 대처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4년 1월 부산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 A씨와 전 남자친구 B씨가 말다툼을 벌이던 중 A씨가 9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당시 B씨가 이를 목격하고 신고했다.
B씨는 사건 발생 전인 2023년 8월부터 10월까지 A씨를 찾아가 여러 차례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같은 해 12월 9일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13시간가량 현관문을 두드리고 SNS 메시지를 365차례 전송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 측은 폭행과 협박, 스토킹 등이 이어져 왔다는 점을 들어 B씨에 대한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기소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징역 3년 6개월과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항소심에서는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이 반영돼 징역 3년 2개월로 감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