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장애 인정될까…장애 등록 반려처분 취소소송 최후변론

16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HIV 감염인들과 HIV 장애등록 반려처분 취소소송의 원고 측 법률대리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정을 촉구했다. 정진원 기자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HIV 바이러스 감염인의 장애 인정 여부에 관한 첫 국내 행정소송 최후변론이 진행됐다.
 
16일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단독 성경희 부장판사는 HIV 감염인 70대 남성 A씨가 대구 남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장애등록 반려처분 취소소송의 최후 변론기일을 열었다.
 
A씨는 2023년 10월과 202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장애 등록을 신청했지만 모두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법률대리인단 윤이나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피고는 원고의 장애 정도를 실질적으로 심사하지도 않은 채 장애 정도 심사용 진단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절차적 사정만을 근거로 거부 처분했다"며 "이는 처분의 실체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 해당 장애 유형에 대한 판정 기준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는 사정은 행정청 스스로의 입법적 불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피고 측 변호인은 "원고의 사정이 딱하지만 법치행정 원리상 방법이 없고 입법이 선행돼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에서도 반려처분을 하는 것이 맞다는 답변이 왔고, 달리 법에 어긋나게 판단할 수 없는 사정"이라고 맞받았다.
 
이날 최후변론을 앞두고 법률대리인과 HIV 감염인들은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IV의 장애 인정을 촉구했다.
 
법률대리인단 김재왕 변호사는 "원고는 오랜 시간 HIV 감염으로 인해 여러 합병증과 HIV 감염인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의료 차별 등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 그래서 장애인 복지혜택을 받기 위해 행정청의 문을 두들겼지만 행정청은 서류조차 제대로 보지 않고 반려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뚜렛증후군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에서도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이나 보건복지부 고시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 없더라도 실제 원고가 장애인복지법상 장애를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 충분히 장애로 인정할 수 있다는 법리로 판단했다"며 법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HIV 감염인은 "저는 HIV 감염인으로서 지금 심각한 시각장애를 앓고 있다"며 "HIV 감염인에게는 제도가 실제 삶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열려있지 않다.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상의 어려움을 개인이 감당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HIV 장애등록 반려처분 취소소송의 선고 재판은 오는 10월 28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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