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활용해온 동서 송유관이 드론 공격으로 멈추자,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아시아 장기계약 고객들에게 오만 소하르항 인근 해상에서 원유를 환적하는 방안을 추가로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송유관 가동 중단에 따라 걸프해역의 라스타누라와 주아이마 터미널에서 원유 선적량을 최근 일주일간 하루 약 400만 배럴까지 늘렸다. 송유관 복구에는 최대 5~6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걸프 지역 산유국들도 비상 수송에 나섰다. 일부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셔틀선'을 확보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 해협 밖에서 대형 유조선에 원유를 옮겨 싣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가 환적을 제안한 원유는 아랍 라이트와 아랍 미디엄, 아랍 헤비 등 주요 유종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걸프해역에서 해협 바깥 항구까지 원유를 운송해 대형 유조선에 옮겨 싣는 우회 수송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사우디는 하루 약 500만 배럴의 수송 능력을 갖춘 동서 송유관을 이용해 홍해 연안 얀부항에서 원유를 수출해왔지만 지난 4일 이 송유관이 이라크발 드론 공격으로 손상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얀부항 수출 차질은 사우디 원유 공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람코는 아시아 고객사에 얀부항 출하 지연을 통보한 데 이어 유럽 고객사에는 9월 선적 물량 일부를 취소하고 얀부항 선적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홍해를 통한 대체 수송로까지 막히면서 사우디가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주요 산유국의 공급망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국제유가에도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