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차출로 자리를 비운 토종 원투펀치 곽빈과 최민석의 공백을 완벽히 지워내겠다는 외국인 투수 벤자민의 각오가 두산 베어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두산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두산은 6위 NC 다이노스의 추격을 따돌리며 가을야구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수성에 박차를 가했다.
마운드에서는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에 나선 두산 선발 벤자민의 역투가 빛났다. 지난 10일 잠실 키움전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르며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투구수 59개)으로 강력한 예열을 마쳤던 벤자민은 이날도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경기 전 김원형 감독의 예고대로 투구수 85개를 채운 뒤 마운드를 내려간 그는 5이닝 동안 3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1실점을 기록, 직전 경기 7탈삼진에 이어 매서운 삼진 행진을 벌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이날 승리로 벤자민은 지난 8월 2일 LG전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시즌 6승(7패)째를 수확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벤자민은 승리 소감과 함께 부상 재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벤자민은 "코칭스태프와 팀에서 일정을 잘 조율해 주신 덕분에 부상 후 재활을 거쳐 경기에 복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라며 "현재 몸 상태는 캠프 초반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재활 부위가 회복됐다 하더라도 아직 충분히 빌드업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닝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단계"라며 "다음 경기에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시기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던 아쉬움에 대해서는 "시즌 중 중요한 순간에 팀을 이탈하고 싶은 선수는 없겠지만, 팀에서 믿고 기다려주며 충분한 회복 시간을 주신 덕분에 잘 복귀할 수 있었다"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나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는 핵심 선수들까지 이탈하게 되어 팀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오늘처럼 하나로 뭉쳐 경기를 치러낸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우는 토종 원투펀치 곽빈과 최민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벤자민은 "자리에 없는 것은 아쉽지만,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팀에 든든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매우 소중한 선수들"이라며 "아시안게임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오기를 응원하며, 솔직히 벌써부터 많이 그립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 중 나온 철벽 수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3회 실점 위기 등에서 나온 호수비에 대해 벤자민은 "박찬호는 매 순간 안정적인 플레이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주는 가장 든든한 야수"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이닝 종료 후 박찬호에게 직접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으나 다음 타석 준비로 집중하느라 타이밍을 놓쳤다"면서도 "이후 좋은 수비였다고 정중히 마음을 전했다. 박찬호뿐만 아니라 중견수 방면의 타구를 완벽하게 처리해 준 정수빈, 9회초 결정적인 수비를 보여준 강승호 등 우리 팀 야수진 전반의 수비력이 정말 든든하다"고 전했다.
얼마 전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벤자민의 투구를 두고 "KT 시절과 구위가 완전히 달라졌고 더 좋은 투수가 됐다"고 극찬한 것에 대해서는 "이강철 감독님의 평가는 과분한 칭찬이며 감사하게 받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올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며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더욱 채워 더 완성형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