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中, 이란에 "홍해로 긴장확산 안돼" 경고

일방적인 지지 넘어 일정 부분 압박 병행
24일 미·중 회담 앞두고 "MOU 복귀 촉구"
이란 언론 "협상 복귀는 당사자 몫" 주장

16일 베이징에서 만난 이란-중국 외교장관. 연합뉴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16일 중국을 찾아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 일주일 전이다.

왕 부장은 이번 회담에서 전략적 동반자인 이란에 대한 권익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호르무즈 개방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각 당사국이 유효한 조치를 취해 호르무즈 해협을 조기에 개방하고 국제 항로의 안전과 국제 에너지 운송·공급망의 안정을 지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왕 부장은 이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계속되는 것은 당사국과 국제사회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양측에게 "이성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빨리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로 복귀해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왕 부장은 "지역 내 긴장이 예멘과 홍해로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남단(바브엘만데브) 봉쇄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란은 후티 반군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배후로 알려졌다.

그는 이를 두고 "국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당사자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이에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은 충돌이 지속되는 것을 희망하지 않고 외교적 해결 채널로 복귀하는 것을 희망한다"면서도 "동시에 우리의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란 MOU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란이 이미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방안에 합의한 만큼 미국은 각 항의 약속을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는 24일로 예고된 미중 정상 간 만남에서도 이란 전쟁이 중요한 의제가 될 공산이 크다며 "중국의 중동 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란은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 국가이면서 사실상 경제적 동맹 관계도 맺고 있다.

하지만 이란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중국에게도 에너지 수급 차질 등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연계됐다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미·중 갈등을 촉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이란에 대해 일방적인 지지에서 벗어나 압박을 병행하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중국의 의도적인 거리두기에서 드러난다. 지난 12~1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또 지난 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란 안에서도 중국에 대한 회의적 기류가 없지 않다. 이란 매체 샤르그 데일리는 16일 "중국은 협상 테이블을 제공하고 지속되는 위기에 대한 대가를 강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협상 복귀 여부와 분쟁 해결 방식은 결국 당사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 또한 직접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이 상황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는 주요 강대국 중 하나"라고 짚었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지난 4일 보도에서 중국이 양자 정상회담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