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층을 중심으로 음주 문화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국내 전체 주류 출하량은 감소하는 반면, 사케(일본술) 수입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직장인은 '블라인드' 익명 커뮤니티에 "회식 때 과반이 술을 안 마시나"라며 "우린 회식해도 과반이 마시지 않아서 저녁 회식을 안 한지 오래"라고 물었다.
이에 대기업, 대형로펌 직원들은 "젊은 애들은 제로콜라를 먹는다", "애초에 여기 들어와서 회식이 한번도 없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축소된 회식 문화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79만3천㎘로 전년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86만2천㎘에서 2023년 84만4천㎘, 2024년 81만6천㎘에 이어 3년 연속 줄어 처음으로 80만㎘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전체 주류 출고량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7년 만에 300만㎘를 밑돌며 298만8천㎘를 기록했다. 독한 소주를 마시며 취하는 문화 대신, 맛과 분위기를 음미하는 음주 스타일이 청년층 사이에서 확산된 결과다.
한국의 달라진 술 문화는 일본 외신도 주목했다. 이날 후지TV는 최근 5년 사이 한국의 사케 수입량이 3배 이상 늘어났다며 서울·부산에서 열린 일본술 행사를 조명했다. "과거 한국에서는 대량 생산된 저가 제품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일본의 특색을 담은 고가의 프리미엄 지자케(지역 특산주) 등으로 수요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를 접한 한 일본 누리꾼은 "일본술은 품질이 좋아 해외의 젊은 세대에도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일본술은 지역에 따라 맛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 술은 어디에서 만들까 흥미를 가져 주면 재밌다"고 밝혔다.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인이 일본술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대해서 기뻐하면서도 "한국도 포함해 해외에서 일본술이 붐",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보다 즐길 수 있는 술이 좋다", "좋은 품질의 일본술은 해외에 팔지 말고, 내수용으로만 판매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사케 붐의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이후 단체 회식과 양적 음주 문화가 축소되고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질적 음주' 트렌드가 자리 잡은 점이 꼽힌다.
앞서 도쿄의 마케팅 컨설팅회사 메리(MERY) 조사에 따르면 20대 일본인의 44%도 전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지난해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