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경기도?…재정위기 정말 맞나[CBS뉴스룸]

추미애 경기지사가 지난달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재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경기도 제공

[앵커]
추미애 경기지사가 취임 이후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줄곧 '비상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예산 삭감에 들어가면서 전임 김동연 지사의 확장재정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김동연 전 지사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정말 경기도 재정이 위기 상황인 건지, 그리고 추미애 지사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주영민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주 기자,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핵심부터 보죠. 추미애 지사는 경기도 재정이 '비상 상황'이라고 하고, 김동연 전 지사는 '재정위기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겁니까?
 
[기자]
일단 두 주장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도 재정이 어려워진 건 사실입니다.
 
경기도는 최근 5465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을 단행했고, 지방세 수입도 당초보다 3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1300여개 사업의 예산도 조정했습니다. 관련해서 추미애 지사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추미애 경기지사]
"세입은 줄어드는데 경기도가 부담해야 할 재정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인구유입과 고령화로 인한 복지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합니다."
 
[앵커]
추 지사는 수입은 줄고, 앞으로 쓸 돈은 늘어나기 때문에 비상 상황이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짚어봐야 합니다.
 
지난해 말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86%입니다.
 
전국 시·도 평균 15.52%보다 낮고, 정부의 지방재정 위기관리 기준인 25%에도 못 미칩니다.
 
김동연 전 지사가 "재정위기는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근거입니다.
 
추 지사도 경기도가 법상 재정위기나 재정주의단체에 해당하는 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법적으로 재정위기 상태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김동연 전 경기지사와 추미애 경기지사. 연합뉴스

[앵커]
그런데 추 지사는 전임 도정의 지방채 발행도 문제 삼고 있죠?
 
[기자]
네, 추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가 지방채 한도 9460억원 가운데 9430억원을 발행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도액을 거의 다 쓴겁니다.
 
그런데 이것도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지방채 발행 한도는 한 번 정해지면 계속 이어지는 한도가 아닙니다.
 
지자체의 재정 상태와 빚 규모 등을 보고 해마다 발행할 수 있는 지방채 한도가 새로 정해집니다.
 
따라서 지난해 한도를 거의 다 썼다고 해서 올해나 내년에 지방채를 발행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경기도의 경우 현재 기준 매년 9천억 정도의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지만 이는 앞서 말씀드린 예산 대비 채무비율을 감안해서 판단하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김동연 전 지사는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년 빚을 내서라도 확장 재정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추 지사는 들어와보니 올해 빚을 낼 여력도 끌어다 쓸 기금도 이미 고갈돼 가용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인 겁니다. 
 
올해 경기도가 빌린 지방채 규모는 김 전 지사 때 7천억 정도를 이미 발행해 2천억원 정도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결국 지방채를 많이 썼다는 사실과 앞으로 돈을 빌릴 수 없다는 건 구분해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국 지금 논쟁은 경기도 재정이 어렵냐, 아니냐보다는 왜 이렇게 됐느냐를 놓고 맞붙고 있는 겁니다.
 
추 지사는 전임 도정의 지방채와 확장재정을 원인으로 보고 있고, 김 전 지사는 당시에도 세수 감소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풀어야 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김 전 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2024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한 말입니다.
 
[김동연 전 경기지사 – 2024년도 예산안 브리핑]
"지금은 확장재정이 답입니다. 약 1조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어려운 재정여건이지만 경제와 민생이 어려울수록 재정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앵커]
재정 상황을 놓고 전·현직 지사의 시각이 완전히 다른 거군요.
 
그런데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뒤 추 지사의 관사와 관용차 문제도 논란이 됐죠?
 
연합뉴스

[기자]
먼저 관사 문제를 보면, 경기도는 지난 6월 도청 인근 47평형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12억2천만원에 계약했고, 추 지사는 취임 직후인 7월부터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정 비상을 선언하고 5천억원 넘는 예산을 줄이는 상황에서 12억원대 관사를 새로 얻은 것이 적절했느냐는 논란입니다.
 
경기도는 규정에 따라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12억2천만원은 집을 산 돈이 아니라 전세보증금이라는 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관용차도 새로 샀다고요?
 
[기자]
네. 7700만원대 전기차를 새 관용차로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기존 공식 관용차는 2022년 7월에 구입했고, 올해 초에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6월 사이 전기차를 제2관용차로 사용했는데, 몇 달 만에 다시 새 차를 산 겁니다.
 
공용차량 교체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결국 이 논란들이 추미애 지사 사퇴 청원으로까지 이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일 올라온 추미애 지사 사퇴 청원은 나흘 만에 공식 답변 기준인 1만명이 동의했고, 다음 날 3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30일 청원 기간을 채우지 않고 5일 만에 '답변 완료' 처리됐습니다.
 
이후 추 지사에게 당적을 버리고 도정에 전념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 청원도 이틀 만인 오늘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청원인은 추 지사가 중앙정치에 치중하고 있다며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사퇴 청원이 조기 종료된 직후 경기도청원 운영 기준도 '30일 동안 동의가 가능하다'에서 '답변 전까지 동의할 수 있다'로 바뀌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추미애 지사의 재정 진단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건데요.
 
숫자로 확인되는 사실과 그 사실에 대한 정치적 판단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거군요.
 
오늘은 추미애 지사를 둘러싼 재정 논란부터 관사와 관용차, 사퇴 청원까지 짚어봤습니다.
 
주영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