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UFC 랭킹 진입전을 앞둔 최두호(35). 비장했다. 인터뷰 내내 '마지막'이란 단어를 유독 많이 사용했다. 배수진(背水陣)을 친 그의 인생 승부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두호는 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331: 반 vs 판토자 2'에서 페더급(65.8kg) 랭킹 15위 파트리시우 핏불(39·브라질)과 격돌한다. UFC 랭킹(15위 이내) 재진입 도전이다. 성공하면 8년 2개월 만에 랭커로 부활한다.
그는 UFC 데뷔 후 3연속 KO승을 거두며 2016년 UFC 페더급 랭킹 11위까지 올랐다. 이후 2018년 7월 랭킹에서 제외된 바 있다. 2023년 복귀 후 무패 행진(3승 1무)을 달리고 있다. 격투기 통산 전적은 17승 1무 4패로 승률 0.773을 자랑한다. UFC 전적은 10전 6승 3패 1무(승률 0.600)다.
3~4번 정도 더 경기하면 타이틀 매치도 가능
최두호는 16일(한국시간) 열린 UFC 취재진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와 관련한 입장을 전했다.
"챔피언이 목표일 듯 한데, 이번 경기에서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몇 번 정도 더 경기를 하면 타이틀 매치가 가능할 것 같냐"는 CBS노컷뉴스의 질문에 그는 "한번 한번 하다 보면 언젠가는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3~4번 정도 더 경기를 하면 타이틀 매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오는 결연했다. "매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훈련하고 있다. 이번 핏불전도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터뷰 중반에도 "마지막 경기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20분 남짓 진행된 인터뷰 동안 '마지막 경기'라는 표현은 3번이나 등장했다.
"핏불, 판정까지 버티지 못할 것"
대결 상대 핏불에 대해서는 "엄청난 레전드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핏불(37승 9패)은 벨라토르 페더급-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낸 베테랑이다. 지난해 UFC와 계약한 후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10살 때부터 주짓수 수련을 시작해 킥복싱을 섭렵한 후 종합격투기(MMA)로 전향했다.
12KO, 12서브미션, 13판정승 등 다양한 방식으로 37승을 거둔 완성도 높은 파이터다. 한때 미국 애리조나의 MMA 팀인 파이트레디(Fight Ready)에서 '코리아 좀비' 정찬성과 함께 훈련하기도 했다.
최두호는 핏불전 경기 흐름에 대해 "판정까지 가는 경기를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내가 UFC에서 판정은 가본적이 없기에 중간에 KO가 나올 것이다. 상대가 판정까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타격전으로 화끈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그는 통산 17승 중 14번이 KO승이다. UFC에서 거둔 6승 모두를 (T)KO로 장식하는 등 100% 피니시율을 이어가고 있다. 컵 스완슨과의 명승부로 한국인 최초 UFC 명예의 전당 '파이트 윙(Fight Wing)'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가대표 선수된 것 같아 영광스럽다"
최두호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펀치력뿐 아니라 스킬이나 전체적인 부분에서 내가 우위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훈련과 관련해서는 "(내가 잘하는) 타격 위주로 훈련을 많이 했다"고 귀띔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UFC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최두호는 '국가대표'를 언급했다. 한인이 많은 LA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국가대표 느낌의 선수가 된 것 같아 영광스럽다. 꿈꿔왔던 일이라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날 핏불은 "매달 싸울 수 있다"며 고령에 따른 체력 우려를 일축했다. 특히 "최두호는 죽고 싶어 하는데 내가 죽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최두호의 천적"이라고 큰소리쳤다.
최두호도 에이징 커브(Aging Curve·노쇠화)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10년 전 최두호와 대결하면 게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지금의 내가 이긴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예전의 나는 약점이 많았다. 약점을 하나씩 없앤 것이 지금의 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두호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해 공식 랭킹에 복귀한다면 UFC 로스터에 계속 남아 있던 선수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이 지난 뒤 랭킹에 재진입하는 진기록을 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