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근로자의 임금 상승분 가운데 약 3분의 1이 반도체 제조업을 포함한 전자·통신업의 성과급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확대가 전체 임금 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이 431만8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13만1천원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임금총액은 초과급여를 제외한 정액급여와 특별급여를 합한 금액이다.
전체 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상반기 3.5%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기본급과 통상수당 등이 포함된 정액급여는 월평균 371만7천원으로 2.2% 늘어 지난해 상반기 인상률 2.9%보다 둔화했다.
반면 성과급과 고정상여금 등이 포함된 특별급여는 월평균 60만1천원으로 9.3%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율 8.1%를 웃돌았으며, 1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업의 특별급여가 큰 폭으로 늘었다. 이 업종의 월평균 특별급여는 지난해 상반기 256만8천원에서 올해 426만4천원으로 66% 증가했다. 정액급여는 같은 기간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자·통신업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943만4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뛰었다. 전자·통신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임금총액은 평균 418만7천원으로 2.2% 증가했다.
전자·통신업 종사자는 전체 상용근로자의 2.5%인 약 37만7천명이다. 하지만 이 업종의 특별급여 증가가 전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을 4만2천원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임금 증가액 13만1천원의 32.4%에 해당한다.
다만 전자·통신업은 산업 중분류 기준으로 반도체 제조업 외 다른 분야도 포함한다. 경총은 반도체만 별도로 분류하기 어려워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 사업장과 SK하이닉스 이천·청주 사업장 등이 포함된 전자·통신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도 나타났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649만7천원으로 4.8% 증가한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381만8천원으로 2.1% 늘었다.
특별급여에서는 차이가 더 컸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특별급여는 182만4천원으로 14.7%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32만원으로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올해 상반기는 반도체 실적 개선으로 전자·통신업의 특별급여 인상이 전체 임금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기업의 성과를 근로자와 공유하되 미래 투자와 중장기 경쟁력까지 고려해 지급 규모를 정하고 조직과 개인의 성과·기여에 따라 공정하게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