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될까…금리 인상, 3연속이냐 3번째냐

미국, 일본 유럽 등 줄줄이 기준금리 인상…중동전·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우려 심화
7~8월 선제적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숨 돌렸던 한은도 다시 고심
3연속 인상은 대출 이자 상환 부담 가중으로 가계·기업 등 위협
10월 쉬고 11월 올해 세 번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로 연속 인상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3.75~4.00%로 0.25%p 인상했다. 3년 2개월 만의 인상이다.

중동 전쟁·고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 때문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며 긴축의 시작을 알렸다. FOMC 위원들은 18명 중 2명을 제외하고 모두 1~2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일본은행도 18일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최고인 1.25%로 석 달 만에 추가 인상했다. 유럽과 호주, 아시아 신흥국들도 긴축에 나선 지 오래다. 
 
7~8월 선제적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숨 돌렸던 한국은행도 다시 고심에 빠졌다. 
 
당장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p에서 1%p로 다시 벌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1,390원 선을 넘어섰다. 미 연준 금리 인상 직전보다 20원이나 올랐다. 연준이 10월 추가 인상을 해 금리 격차가 1.25%p로 확대되면 또 다시 환율 불안이 재현될 것이 우려된다. 환율 하락을 이끌었던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조달 자금 유입, 법인세 관련 환전이란 든든한 뒷배도 사라졌다. 
 
고유가와 원화 약세가 맞물리면 석 달 연속 하락했던 수입물가는 다시 요동치며 국내 물가를 밀어올릴 것이다. 이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 식료품·에너지 제외한 근원물가는 3.4%로 한은 목표 수준(2%)보다 훨씬 높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값은 84주 연속 오르고, 가계부채는 사상 최초로 2천조 원을 돌파했다. 한은의 금리 추가 인상은 기정사실화 됐고 시기의 선택만 남았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2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뒤 "상당히 관례에서 벗어난 조치로, 시장에 강한 시그널을 보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가래가 아닌 호미로 막기 위해서"라는 비유로 '선제적·사전적·조기' 대응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속 인상의 누적 정책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완만한 인상을 예상"하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매 인줄 알았는데 비둘기'라는 반응이 나오며 내년 1분기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미 연준의 매파적 태도에 금리 인상 시계는 다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10월에 '3연속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다.
 
반도체를 앞세운 47년 만의 역대급 고성장에다 국민소득은 4만 달러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 지속으로 환율이 가파르게 오른다면 물가 불안이 더 심화될 수 있다. 미리 쓴 '호미'만 믿고 있어서는 안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정책금리를 연 3.75~4.00%로 0.25%p 인상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그러나 3연속 인상은 부담이 크다. 대출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서민 등 취약 계층을 위협하게 된다.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80%에 이른다. 그만큼 금리 인상의 충격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달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8%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대출 역시 변동금리 비중이 70%에 달하고 있어 대부분 위험에 노출돼있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따라서 10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선 동결한 뒤 같은 달 27~28일(현지시간) 미 FOMC 결과를 확인하고 11월 26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3.25%로 올해 세 번째 인상을 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되면 신 총재 등 금통위원들 절반이 점도표에서 이번 긴축 사이클의 최종금리로 전망한 3.25%는 연내에 달성된다. 
 
다만, 국제유가라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신 총재는 지난달 말 미국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석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무조건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일 한은 분석에 따르면 한·미 금리 동조화 현상의 41%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때문이었다.

KB증권은 "10월까지 연속 금리 인상과 최종 기준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건 국제유가"라며 "만약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한은과 시장이 생각하고 있는 최종 기준금리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올해 세 차례 인상 외에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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