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옮긴 데보라 스미스·'저주토끼' 안톤 허가 말하는 번역의 경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한 언어로 쓰인 문학은 다른 언어로 건너가는 순간 얼마나 달라질까. 원문의 호흡과 침묵, 여백까지 다른 언어로 옮겨야 하는 번역은 단순한 전달일까, 또 하나의 창작일까.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오는 10월 8일 오후 1시부터 인천 박물관 강당에서 2026년 MoW 국제콜로키움 '번역, 이주하는 텍스트'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 언어로 쓰인 텍스트가 번역을 거쳐 다른 언어와 문화권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주목하는 자리다. 특히 2024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진 가운데, '쓰는 사람'과 '옮기는 사람'의 경험을 한자리에서 살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황석영 작가와 문학평론가인 김명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옮긴 데보라 스미스,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번역한 안톤 허가 참여한다.

1부에서는 황석영 작가와 김명인 관장이 '세계문학으로서의 황석영 문학'을 주제로 대담한다. 작가의 탄생과 문학의 첫걸음에서 출발해 시대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글, 경계를 넘어 세계 독자에게 닿는 과정, 한국문학의 현재와 미래까지 반세기 문학의 흐름을 되짚는다.

한국 현대사의 격랑을 작품 속에 기록해온 황석영의 문학이 어떻게 한 시대의 증언에서 세계문학의 언어로 이동했는지를 살펴보는 셈이다. 국내 문학이 세계 독자와 만나는 과정에서 번역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전망이다.

2부의 화두는 보다 직접적이다. '두 언어 사이의 번역가, 재창작의 과업'을 주제로 데보라 스미스와 안톤 허가 마주 앉는다. 최미경 이화여대 교수가 진행을 맡아 세계로 건너가는 한국문학과 K문학의 현재, 문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을 들여다본다.

두 번역가는 한국어 특유의 호흡과 침묵, 여백을 영어로 어떻게 구현하는지, 원문의 문체와 정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꾸는지 등 실제 번역 과정에서 벌어지는 판단을 풀어낼 예정이다. 번역을 원문을 다른 언어로 '복사'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언어에서 다시 작품을 세우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자리다.

김명인 관장은 "번역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빚어내는 과정"이라며 이번 행사가 문자와 언어, 번역이 오늘날 갖는 의미를 함께 살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참가 신청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누리집에서 사전 등록으로 받으며, 잔여석에 한해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