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손자를 장시간 쇠사슬로 결박하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외조모가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목사는 학대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아동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와 결박 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입장을 유보했다.
21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조영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사건 첫 공판에서 외조모 A(55)씨 측은 "범행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A씨 측은 결박 과정에서 출근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운 사실 등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목사 B(62)씨 측도 학대 행위 자체는 인정했다. B씨 측 변호인은 "기본적으로 학대 행위 부분들은 수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결박과 사망에 이르게 된 예견 가능성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 등은 교회에서 생활하던 배군을 관리·감독한다는 명목으로 쇠사슬을 이용해 침대에 결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군이 교회 밖으로 나갔다가 경찰에 신고된 뒤에는 목사가 배군의 몸과 입 주변에 물파스를 바르고 입 안에 휴지를 넣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후 배군에게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시킨 채 침대 난간에 쇠사슬을 이용해 고정하는 방법으로 결박하고, 고열과 탈진 증세를 보였는데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배군은 지난달 5일 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숨진 뒤 손목 등에서 결박 흔적과 멍 자국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목사 측 변호인은 재판 뒤 취재진에게 "잘못한 것은 상당 부분 대부분 다 인정을 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사실관계가 저희가 알고 있는 것과 수사기관이 주장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대 행위에 대해서 본인이 부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아이가 사망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더 검토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함께 학대에 가담한 것으로 지목된 목사의 양아들은 현재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아직 송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