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가짜 야당'을 만드는 위성정당의 문제가 드러났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공직선거법 개정을 막으려 했던 지난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의 정당성이 결과적으로 확인됐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자당 나경원·이만희·임종득·강명구 의원 주최로 열린 '2019년 빠루 사건의 진실, 준연동형비례제 민의왜곡 부작용과 악법 폐지 긴급토론회'에서 "기본소득당 이름으로 재선 의원이 되고 장관까지 넘본 용혜인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만든 괴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공수처도, 준연동형 비례제도 모두 실패했고, 7년 전 나경원 의원과 자유한국당의 항거가 정당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준연동형 비례제를 없애는 '기생정당폐지법'을 당론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유권자 직접선택 없이도 국회 입성이 가능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민주당과 군소정당들 간 야합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정작 이 제도를 밀었던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원외로 밀려난 점도 짚었다. 이후 원내 진출한 기본소득당과 진보당, 사회민주당에 대해선 "민주당이라는 숙주에 기생하는 기생정당들"이라고 맹공했고, 준연동형 비례제의 또다른 이름은 "용혜인법"이라고 직격했다.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 의원도 준연동형 비례제는 반대할 수밖에 없는 법안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공수처 설치법안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군소정당들과 맞바꾼 준연동형 비례제가 오늘날의 용 의원을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하면서다.
나 의원은 "그 때 투쟁한 이유는 결국 이것이 대의민주주의 표의 등가성에 반(反)할 뿐 아니라 '이중대 정당'을 만들 것이 빤히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돼 7년째 재판 중인 그는 토론회에 참석한 이만희 의원 등을 거론하며 "저 보고 (당시) 빠루를 들었다고 하는데, 민주당이 들었던 것을 압수해 들어 보인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이제는 의회정치 정상화에 착수하자고 했다. 나 의원은 "하나하나 원상 회복해야 한다"며 "저희가 늘 지켜온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가짜 야당을 만들어 국고보조금을 편취해 가는 부분도 바로잡아야 될 것"이라고 했다. 유령 시·도당 논란이 일었던 기본소득당의 '가짜 사무소'를 중앙선관위에 고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발제자로 나선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前 한국선거학회장)는 준연동형 비례제가 △유권자 대표성의 왜곡 △책임정치의 붕괴 △정당 선택의 허구화 등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주의의 정당성은 단순히 법적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며, 선거법은 여야 합의로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2019년 개정 선거법은 표면적으로 독일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모델로 했다고 하나, 독일식과도 다르고 평등선거원칙에 비춰 위헌성이 짙다"고 평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미는 개헌보다는, 현행 선거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