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의 에이스 곽빈(두산 베어스)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두 번째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마침내 한풀이에 성공하며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곽빈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대만과의 첫 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그는 6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피안타 없이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대만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곽빈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두 번째 도전이다. 3년 전 항저우 대회 당시 국가대표로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갑작스러운 담 증세와 심한 몸살감기가 겹치면서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아픔이 있었다. 당시 팀의 우승에도 홀로 웃지 못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재승선하며 명예회복을 단단히 별렀다.
앞서 15일 국내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국가대표로 임하는 남다른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023년부터 계속 대만전 선발 투수로 거론되는 기사를 많이 봤지만, 막상 대표팀에서 선발로 뛴 적은 두 번뿐이었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선발 투수로 나설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결연한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이날 실제로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그 약속을 행동으로 증명해냈다. 최근 국제무대마다 한국 야구를 괴롭혔던 대만 타선은 그의 시속 150km대 후반의 강속구와 예리한 변화구 앞에 무기력했다. 1회와 2회초를 각각 탈삼진 2개씩을 솎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고, 2회말 타선이 박재현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곽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가장 큰 위기는 3회초에 찾아왔다. 선두 타자 가오위웨이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포수 조형우의 포일이 겹치면서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곽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번트 작전을 들고 나온 차이웨타이를 범타로 유도해 주자의 진루를 막았고, 후속 타자 양보샹과 천천웨이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불을 껐다.
위기를 넘긴 곽빈의 노히트 행진은 거침없었다. 4회와 5회에도 탈삼진을 곁들이며 대만 타선을 꽁꽁 묶은 그는 6회초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삼진 2개를 포함해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지은 곽빈은 선발 투수로서의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하고 조병현(SSG 랜더스)에게 배턴을 넘기며 마운드를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