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이 한창이던 관중석에 미사일 모형을 든 '가짜 김정은'이 기습 등장해 일본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북한과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2005년 동아시안컵 승리 이후 무려 21년 동안 이어져 온 북한전 무승의 징크스를 끊어내야 하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한국은 전반전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으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윤수정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치열했던 그라운드 공방전만큼이나 관중석에서도 뜻밖의 소동이 벌어졌다. 남북전의 특수한 정치적 긴장감이 흐르던 관중석 한켠에 북한 최고지도자의 외모를 연상시키는 남성이 등장한 것이다.
해당 남성은 짧은 머리 스타일과 특유의 인민복 차림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 냈으며, 손에는 미사일 모형까지 쥐고 있었다. 그는 미사일을 던지는 듯한 돌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됐다.
경기장 보안 요원과 일본 경찰 역시 즉각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관중석에 있던 남성에게 접근해 대화를 나누며 단순 코스프레인지, 혹은 경기장 안전 및 정치적 규정에 저촉되는 행위인지 현장 조사를 벌였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전 세계 각종 국제 행사에 김정은 닮은꼴로 나타나 풍자 퍼포먼스를 벌여온 중국계 정치 활동가 '하워드 X'였다. 남북 간의 라이벌 전이자 민감한 대결 구도가 펼쳐진 무대에서 그의 등장과 일본 경찰의 제지 소동은 그라운드 안팎의 열기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한국과 북한 대표팀이 조 1위를 향해 90분 내내 치열한 혈전을 벌인 이날, 에코파 스타디움은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관중석의 이색 풍경까지 더해져 쉽게 가라앉지 않는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