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 청구서 내민 트럼프…"에너지 시설 복구기금 내라"

WSJ "미 정부, 이란전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충격 사실상 인정"
50억 달러 자금 대고 중동 8개국서 50억 달러 추가 모금 추진
대체로 확보한 사우디 vs 해협 의존 깊은 카타르…이해관계 분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전으로 파괴된 중동 에너지 시설을 복구하기 위해 역내 주요국들과 100억 달러(약 13조 7천억 원) 규모의 재건 기금 조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평화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추진되는 데다 국가별 이해관계도 달라 실제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50억 달러(약 6조 8천억 원)를 직접 출자하고, 중동 8개국에 같은 규모의 출자를 요청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출자 요청 대상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이라크, 요르단 등이다.

기금 명칭은 '동맹 신뢰·건설 파트너십'(Partnership for Allied Trust and Construction·Pact)으로 명명됐으며,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운용을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기금은 약 7개월간 이어진 이란전으로 파괴된 송유관과 정유시설 등 핵심 에너지 기반 시설을 재건하는 데 투입된다.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에너지 수송 의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WSJ은 이번 구상에 대해 "전쟁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고 중동 인프라 복구에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됐다는 점을 미 정부가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실제 지난 2월 말 이란전 발발 이후 이란은 미·이스라엘 공격에 맞서 미사일과 드론으로 반격했고, 이로 인해 역내 정유소와 유전, 천연가스 터미널 수십 곳이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전체 복구 비용만 수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실제 기금이 출범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크다. 미 당국자들 역시 관련국들과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세부 내용이 바뀔 수 있으며, 실제 참여 여부와 시점도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란과 완전한 평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을 복구할 경우 또다시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시기상조론'이 거세게 제기된다.

여기에 대체 수송로를 확보한 사우디·UAE와 달리,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은 쿠웨이트·카타르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는 점도 기금 조성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파괴된 인프라 여파로 인해 역내 에너지 공급 차질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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