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만 기자도 놀란 164km 실화냐' 항저우 무임승차? "金 따낸 뒤 한없이 말할게요"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대한민국 선발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팬들은 물론 일본, 대만 기자도 깜짝 놀랐다. 우완 에이스 곽빈(두산)이 무려 시속 164km(?)의 광속구를 뿌리며 한국 야구 대표팀을 구해냈다.

곽빈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 리그 대만과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노 히트 노 런' 경기를 펼쳤다. 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냈고, 볼넷 2개만 내줬을 뿐이었다.

한국은 곽빈의 철벽투에 힘입어 초반 타선 고전에도 5-0으로 이길 수 있었다. 대표팀은 상대 실업팀 우완 린이웨이에 5회까지도 1안타 1득점에 머물렀다. 다행히 곽빈이 6회까지 막아냈고, 7회와 8회 2점씩을 내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날 곽빈은 시속 150km 후반에 이르는 강속구와 절묘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대만 타선을 요리했다. 3회 볼넷과 포수 패스트볼로 무사 2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희생 번트를 대려는 차이웨타이를 강하게 압박해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이후 체인지업으로 연속 삼진을 잡아내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특히 곽빈은 2회 4번 타자 류지홍과 대결에서 전광판에 시속 164km가 찍혀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기자석에서 함께 취재하던 일본 무로이 마사야 기자도 놀라면서 "아무래도 투구가 아닌 파울 타구에 대한 속도가 잘못 찍힌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009년 WBC 당시 미국 샌디에이고 현장 취재를 하는 무로이 기자. 노컷뉴스

무로이 기자는 2002년 어학 연수를 왔다가 한국 야구에 빠져 전문적으로 취재해왔는데 한일 프로야구 매체 스트라이크 존의 대표도 맡고 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현장에서 한국을 응원하는 등 각종 국제 대회도 함께 하고 있다.

이후 옆에 있던 대만 여기자도 '곽빈의 오늘 최고 구속이 157km가 맞느냐'고 무로이 기자에게 물었다. 중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휴대폰 앱을 통해서였다. 한국어도 능통한 무로이 기자는 "내가 체크한 바에 따르면 157km가 맞다"고 영어로 답해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현장 스태프도 구속에 대한 확인이 어려웠던 만큼 164km는 기계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KBO 리그에서 곽빈은 지난달 시속 160km를 찍은 적은 있다. 이번 대회는 핸드볼과 농구 등에서도 전광판은 물론 공식 홈페이지에 나오는 기록이 잘못 표시되는 일이 잦다.

다만 곽빈의 투구가 관중은 물론 한국과 일본, 대만 취재진까지 놀랄 정도로 위력적인 것만큼은 분명했다. 경기 후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1점의 타이트한 경기라 평소보다 집중력과 에너지가 쓰였을 텐데 그럼에도 90개를 던졌다"고 감탄했다. 주장 노시환(한화)도 "삼진도 많이 잡고 타구가 별로 올 일이 없어 수비하기 편했고, 긴장도 빨리 풀렸는데 국가대표 에이스다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5-0 승리 뒤 곽빈이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빈은 경기 후 "우리 대표팀에 첫 경기가 중요한데 신중하게 던지려고 노력했고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2주 만에 실전에서 던져 감각이 없었는데 경기 초반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파악하고 타자들의 성향을 알고자 포수 (조)형우랑 많은 얘기를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투구에 대해 곽빈은 "직구와 체인지업이 좋았는데 구속보다는 커맨드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불필요한 볼넷 2개가 아쉬웠다"며 스스로에 엄격한 평가를 내렸다. 탈삼진을 의식했느냐는 질문에는 "의식해서 된다면 300개를 잡았죠"라며 웃었다.

곽빈은 지난 2023년 항저우 대회 때도 금메달 멤버였다. 그러나 담 증세로 정작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그런 사연으로 이날 이를 악물고 던진 것이냐"는 물음에 곽빈은 "오늘 던진 것만으로는 안 되고 우리 대표팀은 무조건 우승해야 하니까, 내가 우승해서 잘 던지면 그때 한없이 말하겠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에이스의 듬직한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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