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분위기는 있는데 예전과 별로 다른지는 못 느끼겠어요"
추석 연휴 시작 이틀 전인 22일 오전 대구 달서구 홈플러스 성서점. 대목을 맞은 홈플러스 식품 코너에는 견과류와 스팸 선물세트, 김, 육포 등 추석 명절 성수품이 진열됐다.
과일 코너에도 배, 사과, 샤인머스켓 등 명절 상품이 보기 좋게 포장돼 있었다.
손님들은 직원을 붙잡아 상품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직접 둘러보며 꼼꼼히 살폈다.
추석 장을 보러 온 정해선(51·여) 씨는 "오자마자 견과류를 봤을 때 가격이 너무 괜찮고 품질도 괜찮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달서구 같은 경우는 인구가 많은 지자체이기도 하고 이런 대형마트가 없어지면 많이 불편할 것 같다"며 홈플러스가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반면 아직까지 상품의 종류나 수량이 적다고 느낀 손님들도 있었다.
홈플러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60대 여성 A 씨는 "아직까지 물건이 덜 찬 것 같다. 종류도 적고 꽉 찬 느낌이 안 든다"고 말했다.
A 씨는 "아직은 예전만하지 못하다"면서도 "우리는 집이 가까워 자주 이용하니까 (홈플러스가) 없어지면 아쉬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재개장한 지 한 달여가 지난 홈플러스는 매대에 상품들이 빠짐없이 진열돼 있고 악세사리점, 화장품점, 옷가게 등이 입점해 있는 등 예전처럼 정상 영업을 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패션 잡화점과 와인셀러 등 일부 영업을 중단한 채 방치된 매대도 눈에 띄었다.
매장에 입점한 상인들은 재개장 후 손님이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그래도 예전의 대목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손님이 적다고 입을 모았다.
매장에서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한모(68·남) 씨는 "(재개장 후에) 아무래도 나아지고 초기에는 손님이 꽤 많이 북적거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추석인데도 선물 세트가 많이 없어 손님이 없는 편"이라고 걱정했다.
한 씨는 "옛날의 홈플러스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지금은 옛날과 비교해 손님이 3분의 1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60대 여성 김모 씨도 "회복이 조금은 됐어도 아직까지는 멀었다"며 "아직 물건들이 많이 없으니까 고객들이 왔다가 물건이 너무 없어 그냥 간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거들었다.
김 씨 역시 "손님이 예전과 비해 3분의 1 정도 차이가 난다"며 "작년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홈플러스가 영업을 잠정 중단한 약 한 달간의 기간 동안 거의 손님이 없어 힘든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한 씨는 "법원에서 다시 파산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는 불안이 있지만 어떤 업체가 되든지 빨리 인수해서 활성화시켜야 한다. 하림이 익스프레스를 인수해 더 확장시키고 있는 것처럼 홈플러스도 나쁜 이미지가 아니어서 인수해서 영업만 하면 충분히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씨도 "물건도 그렇고 원상태로 모든 게 채워지면 예전만큼은 회복이 될 것 같다. 여기는 원래 위치상도 그렇고 고객 수도 많았다"고 희망을 품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2일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된 후 채무 변제를 위해 전국 67개 매장에 대해 M&A(인수·합병) 형식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아 나섰다. 또, 19개 폐점 점포에 대해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대구와 경북에선 대구 수성·성서·칠곡·남대구점, 경북 경주·구미·안동·문경·영주점이 M&A 대상에, 폐점된 대구 상인점과 경북 경산·포항·포항죽도점이 부동산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홈플러스가 변제해야 할 채권 규모는 1조 원대의 공익채권과 약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 회생담보권·회생채권 등 모두 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품 등 납품업체에 대금을 우선 지급해야 하는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추석 대목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연히 과거와 달리 상품 대금을 선불로 지급해야 되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이 추석 대목을 맞아서 상품을 최대한 많이 구비하기 위해서는 선불 대금이 많이 나가야 돼서 자금상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