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맞은 홈플러스, 회생 기대감 속 불안 여전

추석 대목에도 손님은 예년의 3분의 1…상품 정상화도 과제
입점 상인들 "새 주인 빨리 찾아야"
상품 채우려면 선지급 부담…회생 앞둔 홈플러스 '현금 딜레마'

22일 오전 홈플러스 대구 성서점에 추석 명절 상품이 진열돼 있다. 정진원 기자

"어수선한 분위기는 있는데 예전과 별로 다른지는 못 느끼겠어요"
 
추석 연휴 시작 이틀 전인 22일 오전 대구 달서구 홈플러스 성서점. 대목을 맞은 홈플러스 식품 코너에는 견과류와 스팸 선물세트, 김, 육포 등 추석 명절 성수품이 진열됐다.
 
과일 코너에도 배, 사과, 샤인머스켓 등 명절 상품이 보기 좋게 포장돼 있었다.
 
손님들은 직원을 붙잡아 상품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직접 둘러보며 꼼꼼히 살폈다.
 
추석 장을 보러 온 정해선(51·여) 씨는 "오자마자 견과류를 봤을 때 가격이 너무 괜찮고 품질도 괜찮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달서구 같은 경우는 인구가 많은 지자체이기도 하고 이런 대형마트가 없어지면 많이 불편할 것 같다"며 홈플러스가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22일 오전 홈플러스 대구 성서점에 추석 명절 과일 상품이 진열돼 있다. 정진원 기자

반면 아직까지 상품의 종류나 수량이 적다고 느낀 손님들도 있었다.
 
홈플러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60대 여성 A 씨는 "아직까지 물건이 덜 찬 것 같다. 종류도 적고 꽉 찬 느낌이 안 든다"고 말했다.
 
A 씨는 "아직은 예전만하지 못하다"면서도 "우리는 집이 가까워 자주 이용하니까 (홈플러스가) 없어지면 아쉬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재개장한 지 한 달여가 지난 홈플러스는 매대에 상품들이 빠짐없이 진열돼 있고 악세사리점, 화장품점, 옷가게 등이 입점해 있는 등 예전처럼 정상 영업을 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패션 잡화점과 와인셀러 등 일부 영업을 중단한 채 방치된 매대도 눈에 띄었다.
 
매장에 입점한 상인들은 재개장 후 손님이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그래도 예전의 대목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손님이 적다고 입을 모았다.
 
매장에서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한모(68·남) 씨는 "(재개장 후에) 아무래도 나아지고 초기에는 손님이 꽤 많이 북적거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추석인데도 선물 세트가 많이 없어 손님이 없는 편"이라고 걱정했다.
 
한 씨는 "옛날의 홈플러스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지금은 옛날과 비교해 손님이 3분의 1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22일 오전 홈플러스 대구 성서점에서 손님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진원 기자

인근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60대 여성 김모 씨도 "회복이 조금은 됐어도 아직까지는 멀었다"며 "아직 물건들이 많이 없으니까 고객들이 왔다가 물건이 너무 없어 그냥 간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거들었다.
 
김 씨 역시 "손님이 예전과 비해 3분의 1 정도 차이가 난다"며 "작년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홈플러스가 영업을 잠정 중단한 약 한 달간의 기간 동안 거의 손님이 없어 힘든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한 씨는 "법원에서 다시 파산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는 불안이 있지만 어떤 업체가 되든지 빨리 인수해서 활성화시켜야 한다. 하림이 익스프레스를 인수해 더 확장시키고 있는 것처럼 홈플러스도 나쁜 이미지가 아니어서 인수해서 영업만 하면 충분히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씨도 "물건도 그렇고 원상태로 모든 게 채워지면 예전만큼은 회복이 될 것 같다. 여기는 원래 위치상도 그렇고 고객 수도 많았다"고 희망을 품었다.
 
22일 오전 홈플러스 대구 성서점에 와인 셀러 등 일부 비어 있는 매대가 남아 있다. 정진원 기자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2일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된 후 채무 변제를 위해 전국 67개 매장에 대해 M&A(인수·합병) 형식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아 나섰다. 또, 19개 폐점 점포에 대해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대구와 경북에선 대구 수성·성서·칠곡·남대구점, 경북 경주·구미·안동·문경·영주점이 M&A 대상에, 폐점된 대구 상인점과 경북 경산·포항·포항죽도점이 부동산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홈플러스가 변제해야 할 채권 규모는 1조 원대의 공익채권과 약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 회생담보권·회생채권 등 모두 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품 등 납품업체에 대금을 우선 지급해야 하는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추석 대목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연히 과거와 달리 상품 대금을 선불로 지급해야 되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이 추석 대목을 맞아서 상품을 최대한 많이 구비하기 위해서는 선불 대금이 많이 나가야 돼서 자금상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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