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제자에게 국립대학교 교수로 임용되도록 청탁해주겠다고 속여 수억 원을 가로챈 전직 교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알선 수재) 혐의로 기소된 A(60대·남)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5억 2305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제자 B씨에게서 국립대 교수 임용을 위한 청탁 비용 명목으로 5억 23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던 A씨는 자신의 제자 B씨가 대학원에서 체육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대학교수 임용을 희망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A씨는 2017년 12월 부산의 한 식당에서 B씨와 그의 아버지에게 "교육부 국장과 그 멤버들을 잘 알고 있다"며 "그들에게 청탁해 수도권 국립대학교 교수로 임용되도록 해 주겠다"고 속이며 일명 '작업비'를 요구했다.
그러나 A씨가 언급한 교육부 국장은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인물이었고, A씨 역시 B씨를 교수로 임용시켜 줄 의사나 능력도 없었다.
A씨는 2023년 1월부터 작업비 등 명목으로 B씨로부터 모두 32차례에 걸쳐 5억 820만 원을 송금받았다. 심사위원들의 골프여행 식비·숙박비, 국장 차량 교체에 대한 성의 표시 등 이유를 대며 돈을 요구했다.
또 명절 인사를 위한 백화점 상품관 1200만 원을 챙겼고 청탁 답례로 고가의 고기 선물 세트 등 285만 원 상당의 물품과 식사비 등도 제공받았다.
재판부는 "과거 사제 관계로 형성된 인적 신뢰를 이용해 적극적이고 반복적으로 피해자를 기망했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이 입은 경제적 피해가 막대하고, 배신감과 정신적 고통도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일부 피해를 변제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