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이어 낸드까지…中 CXMT의 '종합메모리' 도전장

5세대 D램 'G5' 양산…낸드 R&D 생산라인도 추진
D램 점유율 9.5% 세계 4위…삼성·SK와는 아직 격차
'CXMT=D램, YMTC=낸드' 中 메모리 분업구조는 흔들
美 대중 반도체 규제 변수…완화 땐 기술 추격 빨라질 수도

연합뉴스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낸드플래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있다. 최근 차세대 공정에 기반한 D램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3D 낸드 연구개발(R&D) 생산라인 구축도 추진하면서다. 아직 낸드 사업은 초기 단계지만 상업 생산까지 이어질 경우 D램과 낸드를 모두 생산하는 '종합메모리' 업체로서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CXMT는 중국 베이징에 건설 중인 제2공장에 3D 낸드 R&D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베이징에 별도의 연구소를 세워 낸드 관련 기술도 개발하고 있으며, 잠재 고객과 공급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R&D 생산라인의 가동 시기나 대규모 상업 생산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D램을 주력으로 성장해온 CXMT가 실제 낸드 양산까지 나설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D램과 낸드를 함께 생산하는 사업구조를 갖추게 된다.

CXMT, D램 개발 가속에 낸드까지

CXMT는 주력인 D램에서도 빠르게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CXMT는 지난 20일 중국 허페이에서 열린 '2026 세계제조업대회'에서 5세대 D램 기술인 'G5 플랫폼'에 기반한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CXMT에 따르면 G5는 자기정렬 4중 패터닝(SAQP) 기술을 적용해 메모리 셀의 활성영역(AA) 하프피치를 11.95나노미터(㎚)까지 줄였다. 이전 세대인 G4와 비교해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다이 수도 8Gb 제품 환산 기준 50% 이상 늘었다. CXMT는 이를 두고 세계 최첨단 양산 메모리 플랫폼과의 격차를 좁혔다고 주장했다.

G5를 적용한 24Gb LPDDR5X 제품 2종도 양산에 들어갔다. 새 제품은 이전 세대 동급 제품보다 다이당 용량이 50% 늘었다고 한다. CXMT는 이달 초에는 최대 전송속도 12.8Gbps의 LPDDR6 양산도 발표했다.

'종합메모리' 잠재적 라이벌…아직 격차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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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의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대등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정 기술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서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상용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c D램을 적용한 HBM4를 올해 2월부터 양산·출하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1c 기반 D램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CXMT의 점유율은 9.5%로 4위를 기록했다. 1분기 7.6%에서 1.9%포인트 상승했지만 삼성전자 39.4%, SK하이닉스 24.9%, 마이크론 23.3%와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 다만 CXMT의 2분기 D램 매출은 전분기보다 99.3% 증가해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낸드에서는 격차가 더 크다. CXMT가 아직 R&D 생산라인 구축을 준비하는 단계인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글로벌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낸드 시장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9.3%로 1위, 솔리다임을 포함한 SK하이닉스가 18.2%로 2위였다.

'CXMT=D램, YMTC=낸드' 中 분업구조 흔들

CXMT의 낸드 진출은 중국 메모리 산업 내부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CXMT가 D램, 양쯔메모리(YMTC)가 낸드를 각각 주력으로 삼아 성장해왔다. 하지만 CXMT가 낸드를 상업 생산하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업체뿐 아니라 자국 업체인 YMTC와도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두 업체의 사업 영역이 겹치면서 중국 메모리 산업의 기존 분업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CXMT와 YMTC가 각각 D램과 낸드에 투자를 집중하던 것과 달리 같은 시장에서 생산능력과 기술 확보 경쟁에 나설 경우 설비·연구개발 분야의 중복투자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특히 생산능력 확대 경쟁이 과도해질 경우 낸드 공급 증가와 가격 경쟁으로 이어져 양사의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내부 경쟁이 기술개발과 원가 절감을 촉진해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력을 오히려 높이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CXMT의 낸드 진출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는 중국 업체 간 경쟁이라는 반사이익보다 새로운 공급자의 등장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美 반도체 규제 향방 변수

CXMT의 기술 추격 속도를 좌우할 또 다른 변수는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등의 중국 수출을 제한해왔다. CXMT 역시 첨단 장비 확보에 제약을 받는 만큼 D램 미세공정 고도화는 물론 새롭게 뛰어드는 낸드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도 미국의 수출통제가 주요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열리는 미중 회담 등 향후 협상에서 반도체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에 글로벌 업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현재로서는 반도체 수출통제 완화가 직접적인 협상 의제로 다뤄질지는 불확실하지만, 양국 관계 개선을 계기로 첨단 장비 등에 대한 미국의 대중 규제가 완화될 경우 CXMT의 기술 추격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미국이 통제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강화할 경우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관련 규제를 쉽게 풀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어느 시점에 규제가 풀리는 순간 우리 기업들은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XMT가 낸드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낸드가 부족하다는 의미"라며 "당장 우리 기업들에게 큰 위협이 되진 않겠지만, 종합메모리 반도체 회사로서 우리 기업들을 추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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