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충남 홍성에 있는 장곡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노고단을 시작으로 연하천과 장터목을 지나 천왕봉에 오른 뒤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37㎞에 달하는 3박 4일간의 여정이었다.
담임교사와 산악전문지도사, 산행 경험이 풍부한 학부모 등이 동행해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고 힘을 북돋는 역할을 했다.
장곡초등학교의 이 같은 특별한 '현장체험학습'의 시작은 다섯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홍성 용봉산과 오서산 등을 오르며 체력을 기르고 산행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쳤다. 여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상황에 대비해 산악 전문가로부터 안전교육을 받고 산행 수칙과 비상 대처 요령도 익혀나갔다.
뿐만 아니라 산에서 마주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글쓰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학교 측도 현장체험학습 안전 지침과 매뉴얼을 준수하며 학생 안전관리 대책을 계획 단계에서부터 꼼꼼히 수립했다. 또 사전답사를 통해 안전사고와 체력 소모에 대비해 비상시 활용 가능한 하산 코스를 사전에 점검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한 명의 낙오자와 부상자 없이 전 구간을 완주하는 기쁨을 누렸다.
학교와 학생들은 이번 지리산 종주를 단순한 산행이 아닌 '삶을 가꾸는 교육과정'으로 바라봤다.
장곡초등학교 정상섭 교장은 "누군가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기쁨을, 누군가는 친구의 따뜻한 손길을, 또 누군가는 가족의 사랑을 마음 깊이 간직했을 것이다. 지리산 종주는 끝났지만 아이들 안에 새겨진 배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산에서 얻은 작은 깨달음들이 앞으로의 삶에서 어려움을 견디고, 자신을 믿으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힘으로 자라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배운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르막길에서는 끈기를, 완주의 경험에서는 믿음을, 지친 친구의 걸음에 속도를 맞추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배려와 협력의 의미를 몸으로 익혔다는 것이다.
한 학생은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물 한 모금과 따뜻한 밥 한 끼, 편안한 잠자리와 잠깐의 휴식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달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