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도성> 날이 많이 선선해졌어요. 폭염이 물러가니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도 따라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최근에 유엔환경계획에서 엄청난 발표가 있었죠?
◆김정도> 최근 유엔환경계획에서 참담한 발표가 있었는데요. 일단 유엔환경계획은 유엔 산하에서 전 세계의 환경 보전 정책을 이끌고 국제 협력에 앞장서는 핵심적인 국제기구입니다. 여기서 충격적인 발표가 나온 건데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의 1차 방어선인 1.5도 목표를 더이상 지킬 수 없겠단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내용을 중점적으로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류도성> 기후위기 문제야 잘 알려져있지만 1.5도 목표에 대해서는 이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1.5도 목표 어떤 건가요?
◆김정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때문에 지금의 기후위기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내에서 제한하자는 국제사회의 목표가 1.5도 목표입니다. 2015년 기후변화협약의 가장 중요한 협정으로 여겨지는 파리협약에서 결정된 사항이고요. 1.5도 제한을 목표로 하되 2도는 넘지 않도록 하자는 게 골자였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검토를 해보니 2도에 다다르면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고, 1.5도를 넘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1.5도를 넘기면 지금의 기후재난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거다. 쉽게 얘기해서 인간을 포함한 지구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괴에 다다를 거란 경고였는데요.
이것을 티핑포인트라고 얘기합니다. 임계점을 넘어서 더이상 회복탄력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쉽게 얘기해서 고무줄을 늘렸다가 놓으면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고무줄이 끊어지면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잖아요. 바로 그런 상태에 이르는 지점이 바로 1.5도입니다.
◇류도성> 그러니까 유엔환경계획이 1.5도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실토했다는 거잖아요? 유엔환경계획에서 발표한 내용 어떻습니까?
◆김정도> 지난 2일 발표되었는데요. 유엔환경계획이 발표한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 폭은 향후 수년 내 1.5도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현재 지구 평균 온도가 1850년 산업혁명 이래로 약 1.4도 상승된 상태이고, 매년 0.25도씩 오르는 상황이 됐거든요.
최근 10년은 항상 지구에서 가장 더운 여름을 경신하고 있어요. 문제는 그럼 얼마나 올라갈까 라고 했을 때 최선을 다할 경우 1.8도,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 21세기 말에 지구 평균 온도가 2.6도까지 올라가 기후위기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충격적인 얘기냐면요. 1.5도를 넘어서면 사실상 기후재난을 돌이킬 수 없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제 수년 내 기후재난은 일상이 될 거란 말입니다.
네팔에서 일어난 참사와 같은 기후재난이 매년 더 많이 발생할 것이란 뜻이고요. 이 상태라면 제주도 여름철 기온이 40도를 넘는 것도 시간문제인 거죠. 극한 폭우나 극한 가뭄도 일상이 될 것이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가 매년 더 많이 발생할 거란 말입니다. 결국 이러한 재해를 예방하고, 또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단 뜻입니다. 그래서 이번 발표에 전 세계가 말 그대로 멘붕에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류도성> 얘기를 듣고 보니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이 앞서네요. 그래서 유엔환경계획은 대책이 어떻게 얘기하고 있나요?
◆김정도> 지금 국제사회의 목표가 탄소배출량과 감축량을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탄소중립이잖아요. 쉽게 얘기해서 플러스 마이너스를 같게 해서 0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유엔환경계획은 탄소중립으로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탄소중립이 아니라 탄소배출량보다 감축량을 훨씬 더 늘리는 그러니까 탄소배출이 마이너스가 되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넷 네거티브라고 하는데요. 탄소배출 자체를 지금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줄이고, 나아가서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숲과 녹지를 크게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과학기술도 열심히 개발하고 보급해야겠고요. 다만 탄소 제거 기술이 마치 면죄부가 되는냥 오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자칫 이를 명분삼아 기업이나 국가에서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류도성> 그런데 이렇게 노력한다해도 21세기 내엔 1.8도까진 오른단 거잖아요. 그리고 엄청 노력해야 1.8도에 다다르고 난 다음에야 점차 온도가 내려갈 수 있다는 말인데. 참 답답한 일이네요. 이런 얘기를 듣다보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개인 실천이나 행동이 무력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김정도>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2도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그때는 현존하는 과학기술로는 막을 방도 자체가 없습니다. 사실상 대멸종의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는 거고요. 정말 인류가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진보한 과학기술을 가진 외계인이 찾아와서 해결을 해주지 않는 이상 어떤 수단과 방법에도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진짜 1.8도에서라도 멈춰야 하는 거고, 더 노력해서 1.8도에 다다르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핵심은 최대한 노력해서 시간을 벌자는 겁니다. 0.1도 올라가는 시간을 최대한 벌려놔야 그 안에서 새로운 대응 방안과 기술, 정책을 마련할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거니깐요.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정말 2050년 정도에는 기후재난을 넘어 기후파국의 시대에 접어들 거고요. 지금 유년기를 보내는 분들이 청년기, 중년기를 보낼 2050년은 생존 자체가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겁니다. 미래를 불태워서 오늘을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니 노력을 멈춰서는 절대 안 됩니다.
◇류도성> 이런 상황에 9월 19일 전국에서 기후정의행진이 열렸어요. 제주에서도 진행됐죠?
◆김정도> 맞습니다. 매년 9월 기후정의행진이 열리는데요. 올해도 변함없이 진행됐고요. 제주에서도 마찬가지로 9월 19일에 진행됐습니다.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고, 기후정의 원칙에 입각한 정책과 제도 수립을 요구하는 자리로 시민들이 함께 모여 행진하는 대규모 공동 행동입니다.
제주에서는 제주시청 앞 민원실 도로에서 진행됐고요.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체험, 홍보 부스들이 운영됐고요. 네팔 참사 복구와 회복 기금 마련을 위한 벼룩시장도 열렸습니다. 이후 3시부터 행진을 시작해서 마무리했습니다.
◇류도성> 이번에 제주기후정의행진에서는 어떤 내용을 주로 다뤘나요?
◆김정도> 이번 제주기후정의행진의 주요하게 다뤄진 내용은 제2공항 백지화, 공장식 축산 폐지,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관리 강화,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예산 확대, 가스발전소 신설 중단, 40MW AI데이터센터 전면 재검토, 생태환경농업 확대, 식량주권 보장, 중산간 개발 규제를 통한 지하수 보전 이렇게 8가지였습니다.
◇류도성> 그간 제주도에서 주요하게 얘기되는 문제들이 다 들어가 있네요. 이번 행사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김정도> 부스부터 행진까지 많은 분들 참여해주셨고요. 기후재난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꽤 커져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네팔 참사가 있다보니 기후재난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수준이 아니구나, 이게 정말 도시 하나는 쉽게 없앨 수 있는 그런 문제구나 하는걸 많이 생각하시더라고요.
다양한 피켓들이며 깃발들, 기후재난 해결이라는 목표가 동일한 분들과 행진하는 경험들이 굉장히 좋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요. 다이인 메시지도 했는데 이게 행진 중에 누워서 죽은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퍼포먼스인데요. 보통 생명이 걸린 중대한 사항에서 많이 쓰는 퍼포먼스인데 기후재난이 그렇잖아요. 이걸 하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다는 분도 계셨고요.
또 초록정령이라는 퍼포먼스도 있었는데, 죽어가는 빛을 잃어가는 생명을 되살린다는 의미, 기후재난을 함께 이겨내자는 의미, 뭍생명과 함께 하자는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인데 이게 굉장히 임팩트 있었는데요. 온몸을 초록빛으로 연출한 분들이 하는 퍼포먼스인데 이것도 굉장히 좋았다는 반응들도 있었습니다.
◇류도성> 1.5도 목표 수정, 919 제주기후정의행진 얘기를 나눠 봤는데요. 저도 여러 생각이 많이 드는데,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김정도> 포기하지 않아야 된다는 말씀 거듭 드리고 싶고요. 또 같이 행동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행동하는 시민이 한데 모여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게 2015년에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을 끌어 내렸고, 2025년에 내란세력을 끌어내린 것 아니겠습니까? 이보다 더한 문제인 기후재난을 이대로 지켜볼 수는 없는 문제이니만큼 앞으로도 같이 기후재난을 넘어 기후정의의 시대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목소리를 모아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