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찾아온 손자 발견하자 "내 강아지!"…기차역 추석 분위기 '물씬'

추석 연휴 앞두고 광주송정역 귀성객들 몰려
연휴 비교적 짧아 4일 뿐이지만…"가족들과 함께"
고속철도 통합 이후 첫 명절…예매는 여전히 어려워
24일 목요일 귀성길 정체 가장 심할 것으로 전망

23일 오전 11시쯤 전남광주 광산구의 광주송정역에서 한복을 입은 아기가 엄마의 손을 잡고 할머니에게 가고 있다. 한아름 기자

"할머니, 할아버지~ 저 왔어요!"
 
23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나흘 동안의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광주송정역은 전남광주를 찾은 귀성객들로 붐볐다.
 
역 안으로 천천히 진입해 멈춘 용산발 기차에서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내렸다. 큰 짐 가방을 양손에 잡고 끌고 가는 아버지 뒤를 대여섯 살 돼 보이는 두 딸이 아장아장 따라갔다.
 
아들네 부부와 손녀딸의 모습을 발견한 할머니는 '내 강아지 왔는가!'하고 환하게 웃으며 손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한 손에는 짐을 한 보따리 끌고, 한 손에는 아기의 손을 꼭 잡은 한 젊은 부부는 기차에서 내려 걸어오다 저 멀리 부모가 보이자 환하게 웃었다.
 
자식 부부와 손자가 고향을 찾아온다고 하자 기차역까지 버선발로 나와 기다리던 노부부는 손자의 해맑은 미소에 급히 발이 움직였다.
 
김희진(41)씨 가족은 추석 연휴 하루 전날인 이날 일찍 고향 광주를 찾았다. 이제 막 두 돌을 지난 김 씨의 아들은 부드러운 재질의 녹색 한복을 입고 와 할머니에게 폭 안겼다.
 
김 씨는 "2박 3일 정도 부모님과 함께 있으면서 추석을 보낼 예정"이라며 "함께 차례도 지내고 성묘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남편과 네 살배기 딸을 데리고 친정 화순을 찾아온 이모(33)씨는 "오랜만에 집에 오는 길이라 서울에서 비싼 유과도 사고 엄마에게 줄 화장품도 구매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
 
둘째를 임신한 이 씨는 "연휴 동안 가족들과 광주 근교로 놀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푹 쉴 예정"이라고 했다.
 

고속철도 통합 이후 첫 명절…여전히 '취소표 쟁탈전'

23일 오전 11시쯤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한아름 기자

이번 추석 연휴는 KTX와 SRT 고속철도 통합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이번 추석 연휴 기차 예매 또한 처음으로 통합 시스템에서 진행됐다. 수도권에서 광주송정역을 찾아온 귀성객들은 통합 이후에도 열차 좌석이 체감만큼 많이 늘어난 것 같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동탄에 거주하고 고향 광주를 찾은 추동기(36)씨는 "예년처럼 올해도 취소표를 겨우 구해 기차를 탔다"면서 "좌석이 많이 늘어났다거나 예매 시스템이 나아졌다거나 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고향 광주를 찾은 임신부 장모(32)씨는 "저는 임산부 예매를 통해서 수월하게 예매했지만, 밤낮으로 취소표가 나오길 기다리는 지인들을 이번에도 여럿 봤다"고 했다.
 
최기현(39)씨는 "평소에 좌석을 예매하기 너무 어려워서 이번 명절에는 광주에 오는 날짜를 하루 앞당겨 연휴 시작 전날에 왔다"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작년까지는 대기번호 1만번 대를 받으면 좋은 시간대의 열차를 잡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1만번 대를 받고도 좋은 시간대와 좋은 자리를 찾아 예매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전남광주로 오는 고속도로 하행선의 교통 흐름은 귀성행렬과 퇴근차량으로 인해 평소보다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교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613만 대의 차량이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이중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차량은 51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에서 광주까지는 승용차로 6시간 2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서서울에서 목포까지는 7시간이 예상된다.
 
또한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는 설 연휴 첫날인 오는 24일에 고속도로 귀성길 정체가 가장 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서울에서 광주까지 9시간 30분, 서울에서 목포까지는 10시간 30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전남광주 지역 관문의 귀성길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갓길차로를 열고 우회할 수 있는 국도를 안내하는 등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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