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카드'라더니 수도권 전용?…환급 혜택 최대 13배차

전체 국비지원액 78.9% 수도권 집중…1인당 국비도 최대 15배차
대중교통 부족한 지방은 '월 15회 이용'부터 높은 문턱
정부, 지방 환급 기준액 낮춰…입조처 "최소 이용횟수도 차등화해야"

류영주 기자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고 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된 '모두의 카드' 혜택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국고 지원액의 80% 가까이가 수도권에 돌아갔다.

대중교통 인프라 자체가 부족한 비수도권에서는 이용 횟수 등 환급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별 교통 여건을 반영한 추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모두의 카드'는 가입자부터 환급금, 국고보조금까지 수도권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올해 6월 말 누적 기준 가입자는 경기 204만9천명, 서울 140만7천명, 인천 45만7천명 등 수도권에서 모두 391만3천명에 달했다.

반면 세종은 2만8천명, 제주 3만명, 강원 4만2천명에 그치는 등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곳은 가입자가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비 78.9% 수도권으로…1인당 혜택도 최대 15배

실제 환급액과 국비지원에서도 격차가 컸다. 올해 1~4월 환급액은 경기가 1453억5천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도 839억8천만원에 달했다. 반면 강원은 11억6천만원, 충북 12억9천만원, 전북 13억2천만원 등으로 경기의 1% 안팎에 그쳤다.

국비지원액은 경기 2506억6천만원, 서울 2301억7천만원, 인천 480억5천만원 등 수도권에 모두 5288억8천만원이 배정됐다. 올해 전체 국비지원액 6700억1천만원의 78.9%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424억2천만원, 경남 275억5천만원, 대구 197억8천만원, 대전 110억6천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광역지자체의 국비지원액이 각각 100억원을 밑돌았다.

인구 차이를 감안해도 격차는 컸다. 서울은 인구 1명당 환급액이 9천원, 국비지원액은 2만5천원이었고 경기는 각각 1만1천원과 1만8천원, 인천은 9천원과 1만6천원이었다.

반면 전북과 충북, 강원 등은 환급액과 국비지원액 모두 1인당 1천~2천원 수준에 그쳤다. 지역에 따라 1인당 환급액은 최대 13배, 국비지원액은 최대 15배가량 차이가 났다.

대중교통 없는 곳일수록 혜택도 적다

지역별 격차가 큰 데에는 대중교통 이용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교통수단 분담률을 보면 서울의 대중교통 이용 비중은 강원의 7배에 달했다.

전국 252개 시·군·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9곳은 전체 통행에서 버스나 철도 등 대중교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지역일수록 승용차 의존도는 높았다. 군 지역의 승용차 분담률은 54.5%로 전국 평균보다 13.5%p 높았다.

문제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이용 자체가 어려운 지역일수록 '모두의 카드' 혜택을 받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특히 지방에서는 배차 간격이 길고 대중교통망이 충분하지 않아 환급을 받기 위한 '월 15회 이상 이용' 조건 자체를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제도 구조상 수도권에 지원이 집중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지역이 교통비 지원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 환급 문턱 낮췄지만…"15회 조건도 차등화해야"

정부도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보완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환급 기준액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일반인 기준 수도권은 월 6만2천원 이상 이용시 전액 환급되지만 지방은 지역에 따라 기준액을 4만5천~5만5천원 수준으로 낮췄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천재민 광역교통경제과장은 "작년까지는 계층 및 유형별 차등만 존재했지만 올해부터는 지역별 차등을 도입한 결과 작년과 비교해 지역 가입자 수가 많이 증가했다"며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어 추가 대책 마련을 위해 타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취약계층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가입 절차 간소화도 추진한다. 천 과장은 "가입 간소화는 현재 토스뱅크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고 올해 하반기 중 다른 카드사들로 확대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법조사처는 지역별 교통 여건을 고려해 최소 이용 횟수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과제는 빠르게 늘어나는 재정부담이다. 모두의 카드 관련 국비 지원 규모는 2024년 1128억원에서 올해 6700억원으로 3년 만에 6배 가까이 늘었다.

입법조사처는 "향후 재정 고갈 시 지자체에 부담을 전가하거나 혜택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한 선제적인 재정 계획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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