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구가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메달을 수확해냈다. 여자 단식 리진미가 지난 대회까지 역대 최다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을 넘었고, 우승은 무산됐지만 종주국 일본의 에이스까지 몰아붙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리진미는 23일 일본 나고야시의 히가시야마공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정구 여자 단식 결승에서 템마 레이(일본)에 아쉽게 금메달을 내줬다. 풀 게임 접전 끝에 파이널에서 1-7로 지면서 게임 스코어 3-4 패배를 안았다.
북한 정구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이다. 리진미는 앞선 8강전에서 한국 대표팀 에이스 황정미(NH농협은행)를 4-2로 누르며 북한 정구 역대 첫 메달(동)을 확보했다. 함께 출전한 리소향 역시 8강전에서 이겨 동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진미는 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 일본의 오노에 구루미를 누른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3년 뒤 이번 대회에서는 북한 정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리소향은 템마와 4강전에서 졌지만 리진미는 일본의 미야마에 키호를 4-0으로 완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일본 정구 전문 매체 '소프트 테니스'가 대회 전 "일본을 위협하는 북조선의 자객"이라면서 "한국, 일본, 대만 3강을 위협할 존재"라고 경계한 이유를 입증했다.
결승은 접전이었다. 리진미는 긴장한 듯 1, 2게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3게임부터 상대 드롭샷을 끝까지 따라가 위닝 샷으로 연결하는 투지를 보이며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게임을 내주며 벼랑에 몰렸지만 리진미는 듀스 접전 끝에 6게임을 잡아 경기를 테니스의 타이 브레이크인 파이널로 몰고 갔다.
하지만 파이널 고비를 넘지 못했다. 템마는 지난해 경북 문경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단식, 단체전 2관왕의 노련함을 발휘했다. 좌우 코너를 찌르는 스트로크와 절묘한 드롭샷으로 리진미를 몰아붙였고, 매치 포인트에서 마지막 포핸드 스트로크가 네트를 맞고 떨어지는 행운까지 따르면서 금메달을 확정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대회 사상 첫 메달은 물론 은메달까지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특히 이번 대회 북한은 여자 단식에만 2명이 출전했는데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