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농지전수조사 후속조치, 추석민심 잠재울수 있을까?

연합뉴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은 보통 설과 추석을 함께 꼽는데 귀성과 귀경 등으로 대규모 인구이동이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민심이 섞이기도 하기 때문에 전국적 민심이 형성되는 계기도 된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조금 덜한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집안의 어른을 중심으로 온 가족이 모여 서로의 근황을 주고 받을뿐 아니라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추석이나 설 연휴가 끝난뒤 각각 청취한 민심을 전하고 정치적인 입장이나 정책의 방향을 수정하기도 하고 특히 선거를 앞둔 경우에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그런데 당분간은 큰 선거가 없기 때문에 민감성이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석민심에 큰 관심이 가기는 한다.
 
올해 추석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내놓은 대법관 재제청 거부사태와 하락세가 일단 멈췄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밥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당정이 내놓은 농지전수조사 후속조치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훨씬 큰 관심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당수 귀성객들에게는 시골에 살고 있는 연로한 부모님이나 친인척이 보유하고 있는 농지의 처리문제와 또 앞으로 상속받거나 증여받을 토지를 어떻게 할지 등이 피부에 와 닿는 문제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방향 당정협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당정은 주초 내놓은 후속대책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농지 임대차에 대해서는 곧바로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적법한 임대차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비기간을 주고 또 정비가 어렵다면 농지은행을 통해 임대차관계를 정상화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여기다 실제 농촌현장에는 농민들 끼리 농지를 바꿔 경작하거나 여러 농가의 농지를 특별한 절차 없이 한 두사람이 대규모로 경작하는 경우 등 소유와 경작이 엄밀하게 일치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고 이 과정에 특별히 투기적 목적이 개입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개정 농지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불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역시 농지은행에 맡기고 농지은행은 현 경작자에게 우선 경작토록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또 농촌에 사는 아버지가 도시에 사는 아들에게 농지를 증여해 주고 실제 농사는 아버지가 짓는 경우도 농촌에서는 다반사로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형태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농지 또한 농지은행에 맡기거나 주말농장의 요건을 갖추거나 또는 일정 경작요건을 갖추라는 것이 요구사항이지만 이 역시 충족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당정이 생각하는 만능 해결책이 농지은행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농지은행이 이런 농지 임대차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예산도 많이 필요하고 인력도 필요할 텐데 이에 대한 면밀한 대책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또 농지은행의 구미에 당기지 않거나 도로나 농로와 연결되지 않은 소규모 토지는 농지은행에 맡기기도 어렵고 그런 농지에 농사를 지을 사람도 변변히 없는 농촌의 현실을 감안하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1988년 이후 38년만에 추진된다는 사후양성화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설치한 농업용 시설이나 공공시설 등을 추인해 합법화하고 음성화된 농업용 시설을 공식화하겠다는 것으로 일응 의미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버티면 해준다는 도덕적 해이의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도 숙제다.
 
고의적인 위반은 사후양성화에서 제외해 주겠다는 생각으로 보이는데 단순절차 미비와 고의적 위반을 가려내는 기준이 정교하게 마련되고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법을 준수해온 농가들과의 형평성에 대한 불만과 특혜시비가 일어 날 수도 있다.
 
이번 추석연휴기간 동안 전달되는 농촌민심이 보완책 마련과정에 잘 스며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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