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존재감이 여느 때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인사청문회 국면 동안 후보자 검증과 대여 공세의 선봉에 선 결과다. 특히 각을 세웠던 김승원 의원의 법무부 장관직 낙마로 긍정 평가는 한층 두터워진 모양새다.
분위기를 타면서 한 의원의 복당 문제도 덩달아 거론되기 시작했다. 복당에 부정적이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반감이 옅어지는 추세다. 다만 당 지도부의 반대 입장이 여전히 완강해 실제 복당까지는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14~17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동훈 의원 복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체 33.2%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2.4%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53.5%로 과반을 넘었다. 반대인 33.3%와는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이같은 기류는 계엄과 탄핵 그리고 당원 게시판 논란을 거치면서 쌓여온 안팎의 반감이 점차 누그러지고 있는 신호로 풀이된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2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한 의원이 18.1%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의원의 주가가 부쩍 뛴 데에는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김승원 저격수'로 활약한 공이 크다. 국민의힘에서 이렇다 할 공세가 눈에 띄지 않는 와중에 한 의원은 이른바 '신약 로비'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면서 정국을 주도했다. 여당의 '수사 기록 유출' 역공에도 수위를 낮추지 않으면서 공세 전선을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로 넓혀갔다.
지난 19일 김승원 의원이 자진 사퇴하면서 한 의원의 존재감은 한층 뚜렷해졌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다른 의원들이 곁가지 의혹들을 때릴 때 한 의원이 신약 로비 의혹을 줄기차게 물고 늘어지면서 여론을 이끌었다"며 "물론 김 의원 낙마에 다른 사유도 여럿 작용했지만, 누구보다 한 의원이 활약한 건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황을 반영하듯 한 의원 복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최근 주간조선 유튜브 채널에서 "결국은 한동훈 대표가 복당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다른 의원은 "정부·여당을 겨냥한 이슈마다 한 의원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며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또 한번 복당 논의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 의원의 복당 문제가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능력은 제대로 증명했지만, 협공보다는 개인기만 보여줬다는 인상을 남긴 탓에 당내 불편한 시선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소속 없이도 활약했다는 건 반대로 당에 들어오지 않아도 잘한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23일 YTN 라디오에 나와 "요새 방송에 나가서 보면 항상 한동훈 의원만 말한다. (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한 의원 메시지만 나온다. 조금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어 "잘 싸우는 것과 복당 문제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의 복당 불가 입장이 완강하다. 지난 10일 우 최고위원이 한 의원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자 정점식 원내대표는 "당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간 장동혁 대표도 한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해당행위가 아닌 범죄행위로 제명된 사람"이라며 반대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한편 에스티아이 조사는 휴대전화 웹조사 87.4%와 웹조사 12.6%를 병행했고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 성·연령대·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