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의 상고심 구속기간 만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의혹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계류 중이지만 아직 선고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대법원이 구속기간 만료 전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경우, 김씨는 이 사건으로는 더 이상 구속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법조계에서는 한 달이면 전원합의체가 결론을 내리는 데 물리적인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대법관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다면 구속기간이 임박했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을 서두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건희 10월 말 구속기간 만료…별건 없으면 석방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의 상고심 구속기간은 오는 10월 말 만료될 예정이다.현재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장인 전원합의체가 심리하는 사건은 김씨의 이른바 '3대 의혹' 사건이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와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금품을 받고 청탁에 관여한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태균씨로부터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일부만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일부와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원을 선고했다.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2심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김씨와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이 모두 상고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당초 대법원 2부는 지난 7월 24일 상고심을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선고를 하루 앞두고 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하고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새로운 선고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형사재판에서는 각 심급마다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는 법정 기간이 정해져 있다. 정해진 기간을 모두 사용하면 해당 사건으로는 더 이상 구속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보석으로 풀어주는 것과는 별개로 구속기간이 지나면 계속 구속한 상태로 재판할 수는 없다"며 "그 심급 내에서는 다시 구속할 수 없지만 별건이 있다면 그 사건으로 다시 구속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도 "대법원에서 주어진 구속기간까지 다 쓴 것이라면, 별건이 아니면 풀려나오는 것"이라며 "별건으로 다시 구속영장을 받지 않으면 구속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이른바 '매관매직' 사건도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서울고법은 지난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김씨 측은 지난 23일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 달이면 선고 가능"…29일 전합 심리가 분수령
법조계에서는 구속기간 만료 전 선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물리적으로 한 달이 남았기 때문에 선고가 어렵다고 볼 이유는 전혀 없다"며 "대법원은 1·2심처럼 법정에서 변론을 종결하면서 언제쯤 선고하겠다고 알리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원합의체 선고기일을 한 달 전부터 미리 발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 선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전원합의체 심리의 변수로 꼽혔던 대법관 공석 문제에도 일부 매듭이 풀렸다. 김성수 신임 대법관이 지난 21일 공식 취임하면서 대법관 공석은 2자리에서 1자리로 줄었다.
법조계에서는 남은 한 자리 공석도 전원합의체 심리를 늦출 사유는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판사는 "대법관 한 명이 공석이라고 해서 전원합의체 심리가 미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대법관 한 명이 빠진 상태에서 전원합의체가 진행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대법관 교체나 해외 출장 등으로 한 명이 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 자리 공석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결국 관건은 대법관들의 합의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느냐다. 물리적으로는 한 달 안에 선고가 가능하지만 대법관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려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는 29일 김씨 사건을 심리할 예정이다. 이날 대법관들 사이에서 사건의 쟁점과 결론을 두고 어느 정도 의견이 모이느냐에 따라 향후 선고 시점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구속기간 만료 전 선고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인 셈이다.
한 부장판사는 "본질적인 내용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이 첨예하고 추가 검토가 필요해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결론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며 "여러 대법관의 의견이 모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구속기간이 임박했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을 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법 부장판사도 "10월 말 구속기간 만료 전에 선고가 나올지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며 "사안이 얼마나 복잡한지, 관련 사건이 어디까지 진행돼 있는지 등을 다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