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이 최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SKT)의 인공지능(AI) 전력 분석시스템이 '숨은 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AI가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빠르게 분석해 강점과 약점을 제시함으로써 대표팀의 훈련을 효과적으로 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AI가 실질적인 조력자이자 경쟁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가 중인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은 23일까지 이틀 동안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은 23일 이번 대회 펜싱 종목 세 번째 메달이자,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오상욱은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선천펑(중국)을 15대 1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오상욱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사브르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다. 대한민국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3연패를 달성한 구본길에 이어 오상욱이 2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5회 연속 우승했다.
같은 날 박지희(서울특별시청)는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플뢰레 결승에서 박지희는 우에노 유카(일본)에게 4대 15로 아쉽게 패배하며 은메달을 땄다. 2001년생인 박지희는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성과를 거뒀다. 박지희는 오는 26일 열리는 단체전에서도 동료들과 메달을 노린다.
여자 에페의 '에이스' 송세라(부산광역시청)는 지난 22일 이번 대회 펜싱 종목 첫 금메달을 따냈다. 송세라는 개인전 결승에서 티카나 키리아(싱가포르)를 15대 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송세라는 임태희, 이혜인, 양승혜와 팀을 이뤄 25일 여자 에페 단체전에 출전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랐던 대한민국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올해로 24년째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는 SKT는 대표팀에 힘을 보태왔다. AI 기술을 활용해 훈련 환경 고도화를 돕고, 해외 대회 참가 등을 위한 지원도 이어왔다.
특히 SKT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실시간 AI 전력 분석시스템 SKT-펜싱 에이아이 넥서스(SKT-FAN)를 도입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지원했다. 지난달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Team SKT' 출정식에서 공개된 SKT-FAN은 '펜싱 AI 기술의 집합체'라는 뜻이다.
실제로 SKT-FAN을 사용해 본 선수들은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펜싱은 움직임이 빨라 고화질 영상으로도 세부 동작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AI가 경기 내용을 객관적인 데이터와 글로 정리해 보다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분석하고 싶은 상대 선수의 이름만 입력하면 바로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상대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SKT-FAN을 활용하면 경기 영상 속 득·실점 장면을 AI가 자동으로 편집하고, 상대 선수의 전술과 강·약점까지 분석해 준다. 기존 펜싱 전력 분석은 경기 종료 후 전력분석관이 전체 영상을 직접 확인하고 필요한 장면을 편집·취합하는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2명에 불과한 전력분석관이 경기당 평균 약 1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경기와 상대 선수를 분석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SKT-FAN은 분석 시간을 경기당 10분 정도로 단축했다. 가장 큰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대회 관련 자료도 거의 실시간으로 전력 분석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당장 다음 경기에서 마주할 선수의 현재 대회 데이터를 훈련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T-FAN의 활용 방식은 그 효과에 비해 비교적 단순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AI 영상인식과 장면 포착 기술로 득·실점 시점의 선수 움직임을 자동으로 탐지한다. 이후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타임라인과 AI 하이라이트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경기 영상에 선수의 관절 포인트를 추적하는 '비센서 AI장면포착' 기술을 적용해 선수별 움직임과 특징을 데이터화해 AI로 분석한다.
그간 주요 선수, 핵심 경기 중심으로 제한됐던 분석 범위는 전체 출전 선수의 예선 경기로까지 확대됐다. 장기적으로는 축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별 전술·움직임 변화까지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SKT와 대한펜싱협회는 기대하고 있다. SKT와 대한펜싱협회는 선수·코칭스태프의 피드백과 경기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분석 정확도를 높여 2028 LA 올림픽에서도 SKT-FAN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펜싱 경기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며 플뢰레는 오는 25~26일, 에페는 24~25일, 27일, 사브르는 24일과 26~27일 경기가 치러진다. 25일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과 26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메달 획득이 기대된다. 특히 남자 사브르 단체전의 경우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 중이다.
한편 2003년부터 한국 펜싱과 가장 가까이서 동행해 온 SKT의 누적 후원 금액은 360억 원에 달한다. 이 기간 대한민국 펜싱은 올림픽 여자 펜싱 첫 메달과 첫 금메달, 남자 사브르 단체 올림픽 2연패 등 역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