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번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 대표는 당과 대통령실·정부 간 협력과 신속한 대응, 당내 조직 정비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하며 이제는 본격적인 성과를 낼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다만 김 대표 취임 이후 두 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 추세를 이어가는 등 위기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문제나 야당과의 연대 등도 향후 과제다.
활발한 소통과 당·정 협력 관계 강화…조직 체계화도
김 대표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한병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용산역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대표와 지도부는 '민생회복 물가안정' 띠를 두르고 민심 잡기에 나섰다. 같은 날 공군 부대도 찾아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직접 시민들과 소통하며 민심을 듣겠다는 취지다.당초 김 대표에게 가장 큰 기대가 쏠렸던 당정 간 긴밀한 협력은 비교적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 정부나 대통령실에서 의견을 내면 김 대표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움직이는 방식이다.
여론이 심상치 않으면 해결사 역할도 자처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당시 행보다. 용 후보자는 김 대표의 사퇴 권유에 직을 내려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퇴 선언 직후 청와대는 용 후보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권 관계자는 "용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이 안 좋아졌을 즈음 청와대가 나서기 곤란한 상황에서 김 대표가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액을 낮추겠다고 발표하면서 민심이 들끓었던 상황도 김 대표 취임 이후 급한 불을 껐다. 김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취임 후 첫 고위당정에서도 부동산 세제와 주택 공급을 논의했고, 결국 정부는 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해당 방안을 철회했다.
당 내부에서 김 대표의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한 달 만에 10개가 넘는 TF(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직책을 부여하며 조직 구축에 속도를 냈다는 점이다. 당내 직책을 맡은 한 의원은 "엄청난 속도감으로 당직 인선을 다한 것은 물론 지역 조직까지 안정화시키는 데 총력을 다했다"며 "한 달 동안 1년 할 일을 다 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한 달 만에 당의 과제들을 발굴하고 많은 의원들에게 직책을 줘 책임을 부여해서 속도감 있게 조직을 안정화한 게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고 했다.
두 번의 장관 후보자 낙마와 지지율 하락…외연 확장도 '글쎄'
다만 김 대표에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과제로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이 꼽힌다. 실제 김 대표가 취임한 뒤 한 달 동안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약 45%에서 30%대까지 내려갔다. 민주당 지지도도 함께 하락하면서 당내 위기감도 커졌다.
결국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부족했다"며 사과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한 다음 날 김 대표도 "잠 못 이룬 밤이었다"며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책임을 통감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두 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 역시 여당 대표로서 피하기 어려운 비판 지점이다. 특히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는 "잘된 인사"라고 공개적으로 옹호했지만, 각종 의혹과 함께 탄원서가 전달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충분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책임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국면 전환을 하기 위한 인사를 했지만 국민 눈높이에 안 맞아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당 지도부도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당 지지율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함께 책임을 지고 새로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외연 확장도 여전한 과제다. 이를 두곤 김 대표가 현재 펼치고 있는 전략이 적절한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김 대표는 김종훈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기본소득당 인사들과 오찬을 진행하고, 당내에 진보연대분과와 조국혁신당 연대분과를 만들며 외연 확장에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조국혁신당과는 교섭단체 요건과 이중당적 문제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대표는 조국혁신당이 가진 12석보다 3석 많은 15석을 교섭단체 요건으로 제안하면서 조국혁신당의 반발을 샀다. 이중당적 문제와 연대분과 신설 등을 두고도 서로 날을 세우면서 여전히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 다선 의원은 "당내외로 여러 가지 이견과 각기 조금 결을 달리하는 노선도 민주당이라는 틀로 엮어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조국혁신당 등과도 날을 세우기보다는 먼저 대화하려는 자세가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