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캉이 보러 왔어요" 추석 연휴 첫날 부산 북항친수공원 구름 인파

귀성객 가족 단위 나들이객 몰려 온종일 북적
수로 따라 500m 넘게 늘어선 관람 행렬
부산시, 연휴 종합상황실 운영…연휴 이후 외해 복귀 방안 검토

북항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앞바다에서 길 잃은 상어 한 마리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이색 명절 풍경을 만들었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상어의 등장으로 전국적인 명소가 된 부산 북항친수공원에는 '부캉이'(상어의 애칭)를 보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이 온종일 이어졌다.

낮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가는 다소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부산역에서 친수공원으로 이어지는 구름다리에는 인파의 행렬이 끊기지 않았다.

양산을 받쳐 든 가족들 사이로 휠체어를 탄 어르신, 팔짱을 낀 연인과 배낭을 맨 외국인 관광객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공원을 향했다.  

부산역에서 북항친수공원을 연결하는 육교에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박중석 기자

공원 옆 주차장은 이미 차량으로 가득 찼고, 도로 곳곳에는 경찰관과 순찰차가 자리를 잡고 인파 관리에 여념이 없다.

공원 입구에는 '추석연휴 상어 관람구역 안전관리 안내'라고 적힌 노란 현수막이 걸렸다. "수로변 인파 밀집으로 인해 일부 구간 진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안내 방송도 쉴새 없이 흘러나온다.

부캉이의 등장으로 때아닌 특수를 맞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에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부캉이 덕에 커피숍 역시 방문 코스가 된 듯하다.

북항친수공원 입구에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중석 기자

잔디밭에는 돗자리를 펴고 연휴를 즐기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아 밀려드는 인파를 구경하는 모습이었다.

친수공원이 핫플레이스가 되기 전부터 자주 찾았다는 김준호(70)씨는 "상어 한 마리가 공원의 분위기를 아주 바꿔놨다"며 "며칠 전까지 한적한 분위기였는데, 우리는 상어가 아니라 사람을 구경하는 곳이 됐다"고 했다.

잔디밭을 지나 수로로 가까이 다가가자 김씨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폭 40m가량의 수로를 사이에 두고 시민들이 줄지어 상어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수로 양쪽 난간을 따라 두세 겹으로 늘어선 사람들 머리 위로 알록달록한 양산이 끝없이 이어진다. 수로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 박중석 기자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지도를 살펴보니 수로 옆으로 인파가 늘어선 길이만 족히 500m는 돼 보인다.

"저기다" "보인다" "왔다"는 말과 함께 탄성이 터져 나오는 곳은 상어가 지나가고 있는 곳이다. 다른 지점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부러운 시선을 그곳으로 보낸다.

몇 분 전 상어가 지나가는 것을 봤다는 김우진(41)씨는 "서울에서 명절을 보내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왔다"며 "아이들이 상어를 보러 가자고 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겸 나왔다"고 했다.

김씨처럼 명절을 맞아 고향에 온 귀성객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온 권모(43)씨는 "10살, 6살 아이들과 같이 상어를 보기 위해 왔다"며 "이번 명절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리 위에서 상어를 기다리는 시민들. 박중석 기자

사정상 상어를 만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한 60대 남성은 "상어가 있다고 해서 왔는데, 시간이 없어 못 보고 돌아간다"며 "명절 연휴 기간에 다시 와 볼 생각"이라고 아쉬워했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인파에 공원 관리자들은 유독 바쁜 명절을 보내고 있다.

공원 환경미화를 담당하고 있는 동구시니어클럽 소속 박모(59)씨는 "상어가 나타나기 전보다 나오는 쓰레기의 양이 3배는 넘는다"며 "바쁘지만 공원이 이렇게 유명해지니 괜히 기분이 좋다"고 웃음 지었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 박중석 기자

한편, 부산시는 연휴 기간 북항친수공원에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는 하루 50명 안팎의 비상근무 인력을 배치해 방문객이 몰리는 4·5보도교와 수변부를 집중 관리한다.

인파가 몰리면 혼잡 구간 진입을 막고, 상황에 따라 구간 통제나 퇴장 유도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야간 수로변 출입 통제도 계속 이어간다.

시는 연휴 동안 상어가 스스로 경관수로를 벗어나 바다로 나가는지 지켜볼 계획이다. 연휴 이후에도 자력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관계기관과 논의해 상어 상태를 살피고 구조 방법과 필요한 인력·장비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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