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효과는 분명했다. '캡틴' 손흥민(LAFC)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9~10월 A매치 4연전 첫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오현규(베식타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손흥민의 환상 프리킥 골, 이동경(울산 HD)의 쐐기골이 이어졌다.
전반은 다소 뻑뻑했다. 모레노 감독 부임 후 훈련 기간은 사흘. 선수들의 합류 시기가 달라 사실상 완전체로 훈련한 것은 하루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반 3골을 몰아치며 모레노 감독 전술에 조금씩 몸을 맞춰가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경기를 45분만 보고 하는 것은 아니다. 복싱에서 나중에 큰 한 방을 날리기 위해 계속 잽을 던지는 것처럼 경기도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전반은 선수들이 처음 호흡을 맞추고, 감독님이 지시한 것을 경기장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하는 과정이었기에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모레노 감독은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향해 소리쳤다. 그리고 0-0으로 끝난 하프타임 때 몇 가지 조정을 통해 후반 에콰도르를 공략했다.
선수들은 모레노 감독에게 만족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생각하면 당연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다만 오늘 한 경기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무엇보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즐겁게 플레이했다. 선수들과 좋은 경기를 해서 조금이나마 팬들을 위로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재도 "생각보다 우리 쪽에 공간이 많이 나서 이한범(클뤼프 브루게)과 내가 많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포백을 쓰는 선수들이라 더 편안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후반 13분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코너킥과 마찬가지로 각이 거의 없는 위치였지만, 손흥민은 오른발 감아차기로 그대로 골문을 열었다. 손흥민의 슈팅도 훌륭했지만, 김민재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골이었다.
손흥민은 "사실 그 위치에서 슛할 생각은 거의 안 한다. 그런데 김민재가 수비수들을 가까운 쪽으로 끌고 갈 테니 슈팅을 하라고 했다"고 웃었다.
한편 모레노호는 26일 고양으로 재소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