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히말라야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1400명 넘게 숨진 가운데, 네팔 총리가 이번 참사를 기후위기가 전 세계에 보내는 경고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보테코시-트리슐리 대홍수는 단지 네팔만의 비극이 아니었다. 전 세계를 향한 경고였다"며 "우리는 정말 그 경고를 들었느냐"고 말했다.
샤 총리는 약 3년 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기후재앙의 위험을 경고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세계의 지붕'에서 나온 그 외침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난화가 취약한 히말라야 생태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빙하 아래 산비탈이 갈라지고, 얼음과 암석 붕괴·홍수·산사태 등 연쇄 재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국경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빙하와 홍수는 여권에 비자를 찍고 이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발생한 대홍수로 네팔과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는 최소 1400명이 숨지고 6천명 넘게 실종됐다. 네팔 정부는 복구에 필요한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샤 총리는 네팔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 위기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빙하가 줄어들고 산비탈과 하천이 불안정해지면서 대형 재난이 그동안의 개발 성과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팔에 기후재난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사건이 아니라 개발 비상사태"라며 도로와 교량, 학교와 주택, 농지뿐 아니라 미래의 청정에너지 기반시설까지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 총리는 기후재난을 겪은 빈곤국이 복구 비용을 다시 빚으로 충당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가난한 나라의 기반시설이 기후재난으로 파괴됐을 때 해법이 또 다른 대규모 대출이나 소규모 보조금이어서는 안 된다"며 국제사회의 충분한 무상 지원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