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당일인 25일,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에는 가족 단위 귀성·귀경객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뒤섞여 북적이며 명절 특유의 온기가 가득했다. 특히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부산역과 바로 이어진 북항 친수공원으로 발길을 옮기는 가족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추석 명절 당일인 이날 낮 부산역. 방금 기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저마다 양손 가득 짐을 든 채 대합실로 우르르 들어왔다. 커다란 여행용 가방에 정성스레 포장된 선물 꾸러미 등 짐이 한가득이지만, 가족에게로 향하는 발걸음만은 가벼워 보였다.
어린 자녀의 손을 꼭 잡고 전화로 "엄마 우리 방금 도착했다!"고 전하는 목소리에는 반가움과 설렘이 가득 묻어나왔다.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온 가족이 함께 열차를 기다리는가 하면, 귀향길에 동행한 반려견도 이동장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느라 바빴다.
음식과 반찬이 든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자녀들이 있는 수도권으로 '역귀성'에 나선 노부부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내와 함께 서울에 있는 아들 집으로 간다는 이모(70대·남)씨는 "애들은 가족도 많고, 내려오는 기차표 구하기도 어렵고 복잡하니까 우리 두 명이 올라가는 게 훨씬 편하다"며 "그래도 부산에서 가니까 회를 떠서 가져간다. 서울에 가면 아들이 계획을 다 짜둬서 우리는 가자는 대로 따라다니면 된다. 서울 구경도 하고 오랜만에 가족들이랑 시간 보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곧 도착할 가족을 기다리는 마중객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열차 도착을 알려주는 전광판과 휴대전화 화면을 연신 번갈아 확인했다.
어린 두 아들과 대합실 의자에 앉아있던 박지은(36·여)씨는 "서울에서 내려오는 친정엄마를 마중하려고 충남 공주에서 왔다. 엄마 오시면 함께 부산에 사시는 친척도 뵙고 즐거운 식사 자리를 할 생각이다. 엄마도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울 것 같고, 부산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친척분들 함께 만날 생각하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온 김에 아이들과 북항 친수공원에 가서 상어를 보고 왔다"며 "아들들이 '부캉이'보고 와서 지금 상당히 즐거운 상태다. 덕분에 얌전히 잘 기다리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이날 부산역과 바로 연결된 보행교를 따라 북항 친수공원으로 발길을 옮기는 승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유모차를 끌거나 잔뜩 신이 난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공원으로 향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다수를 이뤘고, 부산역과 친수공원을 잇는 보행교는 오가는 인파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양 손에 어린 딸들의 손을 잡고 보행교로 향하던 김철홍(54·남)씨는 "대구에서 부모님 뵈러 부산에 온 김에 아이들에게 상어를 한번 보여주려고 기차에서 내려서 바로 북항 친수공원으로 가고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나도 기대가 된다"며 "명절 당일에 이동하니까 오히려 더 여유롭고 편한 것 같다. 연휴 동안 최대한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루 만에 방문객이 10만 명에 달한 전날에 이어 북항 친수공원은 추석 당일인 이날도 이른 오전부터 인파가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일대 도로에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고, 공원 주차장도 일찍부터 차량으로 가득 찼다.
연휴 기간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부산역과 인접해 있어 기차를 이용하는 귀성객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명절을 맞아 모인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각광받는 모습이다.
부산시는 이날 오전부터 "친수공원 일원에 극심한 정체가 발생하고 있으니, 방문객들은 차량 이용을 자제하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또 연휴 기간 안전관리를 위해 하루 50명 안팎의 비상근무 인력을 배치했고, 해경과 소방 당국은 매일 두 차례 순찰에 나선다.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는 수로 주변 출입을 통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