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표 뽑았더니 이미 120번" 네팔이 연 기후재난 배상의 시대[기후로운 경제생활]

네팔 대홍수 피해 6조 원…GDP 10% 증발
배출 1~3위 중·미·인도에 공식 정부 배상 요구
국제사법재판소, 배상 책임 법적 근거 제시
선진국 '손실과 피해기금' 모인 돈 8억 달러 불과
필요 금액은 28억 달러, 119개국 신청 중
네팔 신청 완료했지만 "번호표 뽑았더니 120번"
한국도 책임론 사정권, OECD 5위·1인 배출 최상위
시민공론화 결과에도 조기 감축 상징적 목표 그쳐


◆ 홍종호> 지난달 네팔에서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일어난 거대한 기후재난, 지금은 법정 공방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네팔이 세계 최대 배출국들에 공식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네팔은 무엇을 근거로 청구서를 내밀었을까요? 여기에 한국의 이름이 오를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후 분야 전문 변호사에게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윤세종 플랜1.5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윤세종> 네, 안녕하십니까?

◆ 홍종호> 기후 문제를 주로 다루는 변호사신데요.

◇ 윤세종> 예, 저희 플랜1.5는 기후변화에 집중하는 환경단체고요. 우리나라의 기후정책이 강화될 수 있게 제안하고 요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변호사로서는 저희 청소년 원고들을 대리해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확인을 받은 기후 헌법소원을 대리하기도 했었습니다.

◆ 홍종호> 공익 소송도 하시고, 뭔가 일반적인 변호사의 길과는 다르다 이런 생각 청취자들께서 하실 것 같은데요. 처음부터 이런 일을 하신 건 아니라고요.

◇ 윤세종> 예. 환경법을 공부해서 졸업하고 나서는 대형로펌에서 한 7년 정도 일을 했었고요.

◆ 홍종호> 김앤장이시지요?

◇ 윤세종>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환경에 관심이 있으니까 기후변화 문제를 계속 보는데 이게 굉장히 심각해지는 상황이 왔었고. 그런데 이게 법이 안 지켜져서 생기는 문제라기보다는 법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법률 자문이나 소송을 할 수 있는 것들에 한계가 있구나. 그럼 변화를 요구하는 역할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민사회에서.

◆ 홍종호>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시고 현장에 뛰어드셨군요.

◇ 윤세종> 이 직장도 꽤 괜찮습니다. (웃음)

◆ 홍종호> 그렇군요. 네.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이니까요. 본격적으로 네팔 대홍수 이야기 들어가 봅니다. 초반에는, 처음에는 제가 들었더니 갑자기 비가 내렸다, 이런 이거는 사실이 아닌 뉴스였는데 이런 것도 나왔잖아요. 이제 한 달 정도 지났고 종합적인 분석, 원인 이런 얘기들이 나왔어요. 좀 더 정확한 사고 원인, 발생 경위를 다시 한번 정리 좀 해 주실까요?

CBS 결제 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네팔 대홍수 근본 원인? 빼도 박도 못하게 "기후변화"


◇ 윤세종> 예. 이 기후재난의 원인을 분석하는 과학자들이 모여 있는 국제연구네트워크가 있는데요. WWA(세계기상원인분석, World Weather Attribution)라는 단체가 있는데 여기서 최근에 낸 그 결과 분석에 따르면 이번 네팔 홍수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분명히 존재한다라는 결론이었습니다. 이 히말라야의 5천 미터가 넘는 이 지역에 있는 빙하와 그 기반에 돼 있는 암벽이 갑자기 붕괴하면서 이게 거의 1000미터 넘는 수직 낙하를 하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 홍종호> 흙, 돌, 그리고 빙하까지 같이 떨어진 것이죠?

◇ 윤세종> 네, 그렇습니다. 이게 어마어마한 양이 거의 1000미터가 넘는 이 고도가 내려오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그 에너지가 강으로 전달되면서 물과 흙, 암석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섞여가지고 토석류가 아주 빠른 속도로 하류를 덮치게 된 것이 이 사건의 원인이다, 이렇게 분석이 됐던 거죠.

◆ 홍종호> 제가 또 얼핏 듣기로는 이게 그래서 일단 강을 막았다가 그게 강물의 수압을 못 이겨서 다시 뚫렸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 윤세종> 예, 복합적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이 물이 됐다가 물이 한번 갇혔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하류를 덮치게 된 건데, 핵심은 여기에 기후변화가 영향이 있었냐라는 거에 대해서 이 히말라야 지역은 전 지구 평균보다 훨씬 더 기후변화의 속도와 영향이 큰 지역이기 때문에 이걸로 인한 빙하가 녹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가 약해지고 또 기반에 있는 암벽이 약해지고 이런 것들이 다 영향을 미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요.

사실 기후변화가 재난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전에 전혀 없던 게 새로 생기기보다는 원래 있던 위험들, 홍수라든가 이런 빙하의 붕괴라든가 이런 것들이 훨씬 급격하고 훨씬 더 큰 규모로 이루어지게 만드는 거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기후변화가 어떻게 우리의 재난을 악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CBS 결제 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 홍종호> 맞아요. 저도 굉장히 충격을 받았는데요. 일단 네팔 정부에서는 중국, 미국, 인도 이 세 나라를 콕 집어서 "책임을 져라" 이렇게 발표를 했어요. 사실 세 나라가 그 순서대로 현재 시점에서 탄소 배출 1, 2, 3등 국가 아니겠습니까? 네팔 정부가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죠?

◇ 윤세종> 배상입니다. 우리가 기후재난으로 인해서 피해를 받았고, 이 피해를 야기한 국가들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된다. 어떻게 보면 기후재난은 이제까지 많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다른 나라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거는 사실 굉장히 이례적인 거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네팔 정부는 이게 단순한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이걸 야기한 사람 혹은 국가가 있고 그런 인재에 늘 그렇듯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겠다. 근데 그 책임이라는 것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함으로 인해서 온난화를 진행시킨 책임을 얘기한 거고. 거기에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현재 온실가스를 제일 많이 배출하고 있는 나라 세 나라를 언급한 건데요. 거기에 비하면 네팔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0.1%도 배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 홍종호> 규모도 작고 인구도 작고.

◇ 윤세종> 그런 면에서 보면 정말로 나는 이 문제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는데, 이 문제를 야기한 국가의 책임이 있지 않느냐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고요. 그렇게 보면 이 세 나라를 특정한 게 아니라 배출 책임이 있는 나라 전체를 지칭하는 사실 예시라고 보는 게 더 맞지 않느냐.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 홍종호> 말씀을 듣고 보면 상당히 네팔 정부의 그러한 외침이 합리적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탄소배출은 그 나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 영향을 다 미치는 글로벌 오염물질이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어때요? 이런 식의 네팔 정부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전 세계가 반응하고 있습니까?

◇ 윤세종> 일단 온난화,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는 과학적인 분석이 나와 있는 셈이 됐고요. 사실 더 중요한 거는 이게 법적 근거가 있다라는 게 확인이 됐다는 거죠. 작년에 국제사법재판소(ICJ)라는 유엔 기관이 있는데요. 이를테면 세계 법원 같은 것이죠. 국제법에 관해서는 가장 권위 있는 해석을 내리고 또 적용을 하는 기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서 나라가 잠길 위기에 처해 있는 태평양 섬나라인 바누아투가 유엔총회에 "국가 간의 책임에 대한 국제법적인 의견을 듣고 싶다. 이걸 우리가 국제사법재판소에 의견을 요청하자"라는 요구를 했었고,

유엔총회 결의로 국제사법재판소가 의견을 내게 됐고 그게 작년에 나왔는데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국가의 책임이 국제법상 존재하고, 이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서 피해가 생겼다면 그 피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처음 낸 거죠. 이런 배경이 있으니까 네팔도 이제부터는 법적 책임을 얘기하겠다, 배상을 얘기하겠다라는 걸 좀 더 구체적인 근거와 정당성을 갖고 얘기한 이게 더 사실은 중요한 배경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법률 전문가시니까, 그래서 국제사법재판소가 만약에 네팔 정부의 이런 목소리에 "당신 말이 맞다"라고 힘을 실어준다면 그러면 거기에 저촉된 이런 국가들은 정말 배상을 해야 됩니까?

◇ 윤세종> 국제법적으로는 이런 논리가 충분히 성립할 수 있고 의무가 성립할 수 있다는 걸 일단 이 법리적 차원에서 확인을 해준 거죠.

◆ 홍종호> 근데 "나는 그래도 못 내겠다"라고 한 나라가 있을 수는 있는 거죠.

◇ 윤세종> 네, 거기서부터는 법적 '절차'의 문제가 될 텐데요. 소송을 어떻게 할 것이며, 소송의 결과 어떻게 집행할 것이냐, 이런 문제는 아직 남아 있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일단 이런 선언, 법 해석상의 선언이 이뤄졌다는 자체가 사실은 이 책임을 논의하고 국제적으로 기후변화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굉장히 큰 역할을 합니다.

◆ 홍종호> 의미가 있네요. 그렇습니다. 이 재난에 지금 저도 그 화면을 봤습니다만 어마어마한 인명피해가 있고 정말 이건 무시무시함을 넘어서서 말이 안 나올 정도의 충격이었거든요. 물이 그냥 도망가는 사람들을 덮치잖아요. 완전히.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도 발생을 했는데요. 우리 돈으로는 6조 원이 넘는다 이런 추산이 나왔고 이게 네팔 GDP의 10% 정도에 달해요. 그동안 세계 각국이 이런 기후재난에 대비해서 모아온 그런 기금이 있지 않습니까? 이 기금은 어느 정도 규모고 이거 쓸 수 있는 겁니까, 여기에?


기후재난 배상 번호표 뽑아봤더니…네팔은 120번째


◇ 윤세종> 네, 말씀하신 것처럼 개도국의 기후 피해를 선진국들이 지원하고 구제해야 된다라는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2023년에 이르러서야 손실과 피해 기금이라는 게 유엔 차원에서 설치가 됐는데요. 이런 국제기금들은 기본적으로는 각 나라들이 자발적으로 공여하는 금액으로 조성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까지 모인 돈이 8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1조 원이 좀 넘는 정도가 모여 있고.

◆ 홍종호> 너무 적네요.

◇ 윤세종> 사실 그 약속을 지켜서 실제로 모인 돈은 한 5억 달러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이에요. 근데 지금 개도국들에서 한 해에 발생하는 기후 피해를 4천억 달러 정도로 추산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 기금의 규모는 피해에 비하면 500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인 거죠.

CBS 결제 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 홍종호> 원래 이 손실과 피해 기금에 훨씬 더 선진국들이 더 많은 돈을 내겠다고 일단 발표는 하지 않았던가요?

◇ 윤세종> 그걸 다 모은 게 8억 달러였고요. 지금 실제로 이행된 거는 5억 달러가 좀 안 되는 상황입니다.

◆ 홍종호> 너무 규모도 적은데요. 그나마 이번 네팔이 이런 기금을 쓸 수 있는 분명한 그런 사례이기 때문에 여기에 이 손실과 피해 기금, 현재 모아진 돈이 충분치는 않지만 여기에 쓰자 이런 논의는 좀 진전되고 있습니까?

◇ 윤세종> 네, 일단 신청도 이루어졌고요. 근데 문제는 이 집행의 절차와 속도입니다. 벌써 이미 이 기금에 대해서 119개 국가가 28억 달러의 신청을 이미 해놓은 상태여서 굉장히 지금 줄이 많이 서 있는 상태고요.

◆ 홍종호> 제대로 집행은 안 돼 있군요.

◇ 윤세종> 그렇죠. 심사를 하고 순서대로 해야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또 한 사건당 지원할 수 있는 금액도 또 2천만 달러로 한정이 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네팔 입장에서는 번호표를 뽑았는데 지금 120번이 나왔고 앞에서 이미 다 소진될 것 같으니까 지금 우리는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니 예외적으로 긴급지원 절차를 좀 진행해 달라는 신청을 해서 지금 심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 홍종호> 100개국 넘는 나라들이 이미 이 기금에 우리는 좀 써야겠다라고 지원을 한 상태란 말씀이죠.

◇ 윤세종> 그렇죠.

◆ 홍종호> 그 금액도 현재 모아 있는 돈보다 훨씬 많네요.

◇ 윤세종> 세 배가 넘죠. 그렇습니다.

◆ 홍종호> 이게 네팔이 청구서를 내밀었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실제로 손해배상 소장을 보낸다거나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만약 정치적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실제로 네팔이 다른 나라를 상대로 실제 소송, 우리 한번 이거 소송 걸겠다 이런 것까지 예상하십니까?

◇ 윤세종>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나 현실적인 어려움은 상당히 크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 국가 대 국가는 기본적으로 서로 법정에 설 수 있는 관계가 아닌 것으로 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법재판소 같은 국제법원에서 국가 대 국가의 소송이 이루어지려면 서로 합의가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국경분쟁이라든가 강의 물 자원을 나누는 문제 같은 경우는 국가들 간에도 우리끼리 싸우면 나중에 무력분쟁이 될 수도 있으니 제삼자의 판단을 받아보자 이런 합의가 성립할 수가 있는데.

◆ 홍종호> 재판을 받아보겠단 합의가 필요하단 말씀이죠.

◇ 윤세종> 근데 피해국이 있고 가해국으로 지목된 국가가 있는 경우에는 지목된 국가가 여기에 합의해 줄 유인이 없어서 이런 합의가 성립하기 어려운 측면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그런데 네팔이 이걸 절대 모르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책임과 소송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이유는 이런 강력한 메시지, 그리고 나의 요구가 법적 근거가 있고 당신들에게는 의무가 있다는 얘기를 함으로써 기금에 공여되는 금액도 커질 수 있고, 이 절차도 더 빨라질 수 있고, 이런 있는 제도들을 통한 구제의 가능성을 높이고 국제사회에 압력을 만들려는 의도가 상당히 있다고 보이고요. 전략적으로 이건 사실 타당하고 상당한 영향력이 큰 접근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죠.

◆ 홍종호> 워낙에 그 상황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고 비극적이었기 때문에 아마 이런 식의 노력이 국제적인 여론 형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봐요.

 과거에는 이런 기후재난이 생기면 그냥 선진국이 우리 돈이 좀 넉넉하니 어려운 나라 좀 도와주겠다 이런 식의 인도적인 접근을 했다면 이제는 더 이상 그게 아니다. 너희들이 실제로 책임이 있다. 개도국에서의 이런 기후재난에 이런 식의 책임과 배상의 문제로 접근하는 이게 아마 국제적인 논의의 흐름 같아요. 이런 변화 어떻게 보십니까?

CBS 결제 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 윤세종> 네,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특히 이번 사건의 네팔 정부의 공식적인 대응을 보면서 이제는 톤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저도 하게 됐었는데요.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고 불가피한 변화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기후재난의 빈도가, 강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거고요.


기후재난으로 '도상' 아닌 '후퇴'의 길 가는 개발도상국들


홍수는 이번에 우리가 네팔에서 많이 봤지만 사실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 같은 나라에서는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었고, 필리핀 태풍 피해는 몇 배가 증가했고요. 인도의 폭염, 건조 지역의 가뭄 같은 거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간 상태인데요. 네팔 사례에서 보듯이 한 나라의 GDP의 10%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거는 사실은 회복과 재건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질 정도의 피해고요.

우리가 개발도상국이라고 할 때 그 말은 개발하는 길 위에 있는 나라, 지금 가고 있고 언젠가는 갈 나라, 그래서 그들도 언젠가는 선진국이 되고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다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는 말인데 이 정도의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도상이 아니라 후퇴가 될 수도 있는. 그런 면에서 보면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는 이 피해에 대한 책임은 없는데 피해는 우리한테 집중되고 있고 격차는 벌어지고 있고, 이 불평등에 대해서 예전처럼 인도적인 지원을 부탁하는 게 아니라 권리를 얘기하고 배상을 요구하는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말씀 주신 대로 이 피해가 워낙에 지금 규모가 네팔이라는 나라의 경제 규모로 봤을 때 크기 때문에 사실은 저희 경제학계에서도 그런 고민하거든요. 한 번에 이런 기후재난이 크게 왔을 때 이게 원래의 성장, 경제성장 경로로 회복할 거냐, 아니면은 영속적으로 낮아진 상태에서 그냥 갈 거냐 이런 고민을 하는데 이게 10%라고 한다면 GDP의 피해가 이게 원래대로 과연 회복될 것이냐.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이런 재건 복구 노력이 필요한데 네팔 내에는 그런 자금이 없잖아요. 굉장히 사실은 우려가 되는 지점인 것 같아요.

자, 이런 문제를 저는 지금 이런 복구 비용, 돈 얘기만 했습니다만 변호사님 보시기에 이런 네팔 정부의 이런 외침에 대해서 각국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태도 변화가 있습니까? 반응은 있나요?

◇ 윤세종> 있어야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 일단 이 네팔의 사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나 각국의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중요하게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럼 이 책임을 어떻게 이행해야 될 거냐라고 봤을 때 지원하고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거는 감축입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는 계속해서 현재 진행 중이고 온난화는 계속 진행되고 피해는 늘어날 거기 때문에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나라들이 앞으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서 온난화의 속도를 줄이고 피해가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될 텐데 그걸 할 수 있는 나라는 지금 배출을 많이 하고 있는 나라들일 수밖에 없거든요. 많이 하고 있는 나라들이 빨리 줄여줘야 이 나라들이 상대적으로는 안전하게 유지가 될 수 있는 거니까. 우리가 책임을 얘기할 때는 지원, 기금에 대한 공여, 재건에 대한 어떤 그 재원 제공뿐만이 아니라 더 악화되지 않게 하는 감축, 이걸 반드시 두 축으로 사실은 전제조건으로 생각해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홍종호> 네. 감축이 근본적인 해법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현재 배출 3대 대국 보면 다 성장 경로가 다른 나라들이에요. 하나는 미국은 이미 다 성장한 나라고 중국은 성장을 굉장히 빠르게 지금도 하고 있는 나라고 인도는 전형적인 개도국인데 또 최근에는 탄소 배출을 많이 하면서 급격히 경제 규모를 키우고 있는 나라여서 다 입장이 다르고 아마 그게 또 감축에 대한 의지와 또 연결이 될 것 같은데요. 미국은 역사적으로는 탄소 배출 압도적인 1위 국가인데 현재 미국 정부는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없는 거다", "거짓이다" 이런 말까지 하고 기금에 돈도 내지 않겠다. 입장 변화가 있겠습니까?

◇ 윤세종> 아, 미국이 사실은 기후변화에 관해서는 지금 가장 어떻게 보면 골치거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또 여기서 지적해야 될 거는 국제사법재판소가 얘기했던 의무, 그리고 지금 네팔이 얘기하고 있는 국제법상 의무는 파리협정에 들어가 있냐와 무관하게 국가라면 누구나 지켜야 될 관습법, 국제 관습법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가 파리협정에서 탈퇴해도 국가라고 존재하는 한, 국제사회 일원인 한 반드시 지켜야 되는 의무고, 네팔은 여전히 미국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그런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사실은 이 국제사법재판소의 의견이 의미가 있는 점이 있고요.

또 미국 정부는 과거를 보면 정권의 방향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가 임기가 지금 2년 남짓 남았기 때문에 우리가 기후변화를 논의해야 되는, 앞으로 해결해야 되는 시간에 비하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고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야 될,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고, 특히 네팔 사태와 같은 이런 비극을 통해서 우리의 인식이 바뀌고 국제사회의 태도가 바뀌면 미국이 받는 압력도 달라질 수 있고 여전히 동적인 역학관계 안에서 반응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 미국을 어떻게 또 돌리느냐가 남은 다른 국제사회 일원들의 몫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홍종호> 그래요. 이번에 그 네팔의 기후재난이 사실은 티벳 쪽 중국 영토죠. 이쪽에도 피해를 유발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번 상황에 대해서 어떤 반응입니까?

◇ 윤세종> 중국 정부는 아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중국도 지금 국제 협상장에서는 개도국의 위치를 계속 유지를 하면서 선진국들의 책임을 얘기하고 예를 들면 기금에 대한 공여도 중국은 하지 않고 그건 선진국들의 책임이다.

◆ 홍종호> 중국은 우리는 받아야 될 입장이다 이런 건가요?

◇ 윤세종> 중국의 입장은 지금 우리는 이런 선진국들의 책임을 묻는 이런 기금 체계가 아니라 우리는 국가 대 국가로서 개도국들에게 지원하고 사업을 하고, 사실 거기에는 또 중국의 지정학적인 전략도 많이 들어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홍종호> 전략이 내포돼 있네요. 사실은 중국이 그 티벳 지역에 지금 어마어마한, 그 삼협댐보다 훨씬 더 큰 댐까지 짓고 있어서 이게 또 앞으로 이 상황을 악화시킬 거다, 이런 전망도 나와요.

◇ 윤세종> 맞습니다. 특히 기후변화와 물, 그다음에 강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이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많은 강들의 상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메콩강도 그렇고. 근데 이런 강들에서 빙하가 줄면 유량이 줄고, 유량이 줄면 물 자원도 부족해지고. 그럼 사실 중국 정부가 기후변화로 인해서 일어나는 이 자연환경의 변화를 주변국들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가 사실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고 큰 책임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죠.

◆ 홍종호> 맞아요. 자, 우리나라 얘기해 보겠습니다. 한국은 이번 네팔에서의 기후재난에서 어떤 위치인가? 사실 우리나라 그 기술자들의 인명피해도 있었잖아요.


1인당 배출 최상위권 한국, 국회도 정부도 조기감축은 뒷전


◇ 윤세종> 네,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사실 이 재난의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이 여러 가지 우리나라의 관여 중에 제일 중요한 건 결국은 이 기후변화의 책임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 배출로 보면 1.3%니까 작다고도 볼 수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나 인구 규모를 생각하면 굉장히 큰 숫자거든요.

◆ 홍종호> 우리나라가 톱 10이죠, 그래도.

◇ 윤세종> 맞습니다. OECD에서는 5위고요. 그리고 중국에 비하면 적다고 생각해도 우리가 GDP가 중국의 여전히 세 배고요.

◆ 홍종호> 1인당 GDP가.

◇ 윤세종> 네, 20분의 1입니다. 인구는 20분의 1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나라가 1인당 배출량으로 보면 사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감축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그리고 또 이 적응이라든가 손실과 피해에 대한 배상 차원에서도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이 두 가지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가 지금 좋은 평가를 받기가 좀 어렵다. 그런 면에서는 네팔의 메시지에 대해서 우리가 좀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 홍종호> 네, 그런 변호사님 멘트에 대해서 지난달에 국회에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 2049년까지 매년 얼마만큼 줄여야 된다, 이게 개정안이 통과가 되기도 했는데 이런 어떤 국회의 노력, 또 현 정부의 탄소 감축 노력, 이런 걸 종합적으로 보셨을 때 이 법에 대한 평가, 또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 좀 해주시죠.

◇ 윤세종> 네, 우연이겠지만 네팔 홍수가 있던 날이 바로 이 탄소중립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날이었습니다.

◆ 홍종호> 아, 그날인가요, 마침?

◇ 윤세종> 그래서 굉장히 상징적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이 법의 개정안은 매우 아쉽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법 개정은 그냥 개정이 아니라 2024년 헌법재판소가 우리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규정한 법이 기본권 보호에 부족하다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서 법을 고쳐야 될 의무가 있는 국회가 개선 입법을 하는 과정이었거든요.

◆ 홍종호> 그 당시에 소송에 또 변호사님도 열심히 참여하셨잖아요. 그렇죠?

◇ 윤세종>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가 과학적 사실, 국제적 기준에 맞춰서 우리나라가 기여해야 할 몫을 반영해서 미래에게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라는 이 기준을 내놨었고, 여기에 대해서 시민공론화도 국회가 주최를 해서 진행을 했었고. 그렇게 했을 때 결론적으로는 우리 시민들도 그렇고 헌법재판소도 우리는 조기 감축을 해야 된다, 그냥 직선으로 감축하는 건 부족하고 조기 감축을 해야 된다.

◆ 홍종호> 먼저 좀 감축 일찍 하자.

CBS 결제 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 윤세종> 맞습니다. 지금 많이 감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음에도 국회의 최종적인 정치적 타협안은 그냥 직선으로 감축하는 걸 하한으로 두었고요.

◆ 홍종호> 그러니까 일정한 비율로 계속 감축해 나가는 거죠.

◇ 윤세종> 네. 지금 많이 감축하는 조기 감축안은 어떻게 보면 목표, 그래서 상한으로 두는 이 범위형을 법에다가 담게 됐는데요. 근데 정부의 규제 정책들은 하한, 그러니까 직선에다가 둔다라고 해서 사실 조기 감축은 상징적인 의미만 갖는 의미로 축소가 됐다라는 점에서 굉장히 좀 아쉬움이 크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면에서는 우리가 책임을 다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제일 먼저 보는 것이 그 나라의 감축 목표는 제대로 설정돼 있냐 이렇게 봤을 때 과연 국제사회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지 네팔의 목소리를 통해서 한번 돌려보는, 반성하는 계기가 돼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좋은 말씀이신데 이재명 정부 이제 2년 차잖아요. 윤석열 정부에서 바로 넘어왔는데 현재까지 현 이재명 정부의 탄소 감축 노력 실적에 대한 평가를 이 법안 통과와 연계해서 한번 보신다면 어떻게 최소한 선형 감축, 직선 감축으로는 가고 있는 길입니까? 아니면 그렇지도 않습니까?

◇ 윤세종> 문제가 사실 우리 감축 경로가 2030년 지금 정부 임기인데 직선이 아니라 위로 이렇게 볼록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갈수록 많이 감축해야 되는 거기 때문에. 지금 연도별 감축 목표를 지키고 있냐라고 보면은 그건 중요한 지표가 아니다. 사실 지금 경로 자체가 너무 게으르게 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미리미리 더 감축해 두지 않으면 30년 목표는 달성하기 사실 어려운 상황이기도 합니다.

◆ 홍종호> 그럼 현 정부, 어떤 과거 우리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 이게 지금 현재 목표잖아요. 근데 지금 그러면 변호사님 보시기에는 현재 추세로 가면은 이 목표 달성도 상당히 지난한 과정이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 윤세종> 그렇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그러면은 그게 힘들면 2035년, 2040년도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게 되는 거니까 그것도 좀 못 지킬 가능성도 자꾸만 커진다고도 볼 수 있네요. 제가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건가요?

◇ 윤세종>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금 저희 플랜1.5에서 집중하고 있는 것도 목표 설정의 논의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으니 지금부터는 2030년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하는 걸 최우선으로 해야 된다. 그렇게 보면은 더 감축할 수 있는 영역들이 있고 잠재력이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이 정책을 제대로 세워서 박차를 가하면 30년 목표 달성 가능하고 그걸 기반으로 이 다음 목표들도 강화할 수 있다라는 게 저희 생각이고 활동 방향입니다.

CBS 결제 연구실 유튜브 영상 캡처
◆ 홍종호> 자, 마지막 질문 좀 간단히 답변해 주시면 고맙겠는데요. 이번 11월에 그 이른바 COP,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라고 불리는 COP31이 튀르키예의 안탈리아인가요? 거기서 열리지 않습니까? 전 세계가 네팔의 재앙을 봤어요. 어떻습니까? 이번 아마 COP 구경 다녀오셨을 것 같은데 이번 협상에 좀 영향을 줘야 되겠죠.

◇ 윤세종> 네, 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팔도 지금 국제사회를 향해서 강력한 메시지를 내고 있고 이런 메시지들이 특히 이번에는 선진국들의 책임, 손실과 피해, 그다음에 감축 목표에 대한 이 책임을 논의하는 목소리가 훨씬 강해질 거기 때문에 또 이전과는 약간 다른 구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그게 이런 비극이 발생했을 때 그 비극을 가지고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될 것인가. 사실은 비극을 바라본 사람의 책임, 그리고 비극에서 희생된 분들에 대한 그게 제대로 된 예우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계기를 통해서 누구 책임이냐, 네가 먼저 해라, 이런 책임 미루기가 아니라 나도 내 책임을 할 테니 당신도 책임을 하자, 이건 결국 같이 해야 되는 거다라는 협력의 방향으로 이 논의를 이끌어가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이 비극이 또 그래도 의미를 남기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 논의를 할 때 대한민국이 사실은 우리가 책임을 하겠다라는 걸 이끄는 역할을 해야 되지 않는가. 사실 그게 우리의 몫이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오늘 말씀 들으면서 이른바 기후 위기에 대한 민감성, 우리 시민 민감성을 좀 키워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또 한번 하게 됩니다. 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윤세종 플랜1.5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세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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