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반응을 예상했다. 이 때문에 호평과 혹평에 대한 반응 모두 이해가 된단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에서 조원 역을 맡은 배우 지창욱의 설명이다.
지창욱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과 관련해 '호불호' 반응에 대해 전했다.
"이전 작품들도 제 기억에는 호불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반응을 예상했죠. 그래도 저희만의 '스캔들'을 내놓은 것 같아요."
이어 "정지우 감독님이 표현하고 싶었던 '스캔들'인 것 같아서 흥미롭게 봤다"며 "굉장히 문학적인 작품이어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스캔들'은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를 원작으로 한다. 프랑스 대혁명 직전 문란했던 상류사회의 욕망과 음모, 파멸을 다룬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주연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통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재해석된 바 있다.
전작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는 부담도 있었다. 지창욱은 "비교당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며 "작품에서 다루는 인물 간의 관계가 흥미로웠고 조원이 가진 매력적인 부분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어렸을 때 조원을 맡았다면 이 복합적인 감정을 고민할 수 있을까 싶다"며 "지금 이 타이밍에 제가 조원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강조했다.
전작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저희 작품은 판소리로 시작해서 판소리로 끝난다"며 "이들은 절절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외치지만 결국 해학적으로 끝나 애처롭기도 하면서도 안타깝기도 한 복합적인 감정이 들게 하는 작품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원에게 조윤은 거의 전부…정지우 감독 절 많이 믿어줘"
지창욱이 바라본 조원은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그는 "알 수 없고 모호하다. 이 작품에서 조원의 감정이 (명확하게) 무엇인지 생각할 만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극 중 조원이 조윤(손예진)의 내기에 집착하는 모습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약간 복수하는 느낌도 들어 촬영 중간에 감독님과 얘기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물의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하기보다는 보는 사람도 헷갈리게 만드는 장면이 많았던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을 많이 믿고 갔고 감독님도 저를 많이 믿어주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인물의 감정을 화면을 통해 새롭게 발견하기도 했다.
"여러 신이 있었지만, 대표적으로 조윤이라는 사람이 조원에게 진짜 큰 사람이었다는 게 더 많이 와닿았어요. 그 정도까지 연기를 했던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본편을 보니 조원에게 조윤이라는 사람이 거의 전부였더라고요.(웃음)"
인물 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지창욱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조원과 조윤의 첫 재회"라며 "첫 촬영날 그 장면을 찍게 돼 부담스럽긴 했지만 거기에서 오는 어색함에 대한 반응을 감독님이 계속 찾으셨던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작품 초반부에는 더 경쾌한 조원의 모습으로 비치기를 감독님이 원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수염도 3단계로 구분했고 상황에 따라 바꿔서 붙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확실히 수염이 가지는 힘이 있더라"며 "수염 하나로 사람의 인상이 바뀌더라. 염소수염 같은 걸 붙이면 사람이 가벼워보인다. 수염으로 도움받은 장면들이 꽤 있었다"고 웃었다.
"손예진의 꼿꼿함과 나나의 감정 몰입, 색다른 경험"
시대극인 만큼 고증에도 공을 들였다. 차이킴 김영진 디자이너가 참여한 의상부터 당시 생활상을 구현하는 과정까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쳤다.
"대사 하나를 바꾸는 데도 신중했죠. 갓도 장인이 직접 만드셨다고 하더라고요. 붓글씨는 전혀 못 써 대역분께서 멋스럽게 써주셨죠.(웃음)"
이번 작품에서 함께한 손예진과 나나에 대한 호흡도 전했다.
지창욱은 "손예진 선배님에게는 꼿꼿함에서부터 오는 긴장감과 사람을 옥죄어 오는 어떤 느낌을 받았다"며 "나나 씨에게는 현장에서 진짜를 찾아가는 듯한 감정의 치기 어린 모습과 몰입을 느꼈다. 즐거웠고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 5월 연상호 감독의 영화 '군체'로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아직도 취해 있을 정도로 너무 행복했다"며 "제 인생에서 정말 값진 좋은 기억이었고 너무 재미있었다. 마음껏 즐겼다"고 웃었다.
끝으로 지창욱은 '스캔들'에 대해 "근래에 보지 못했던 여백이 있고 색깔도 있는 작품"이라며 "시간 되실 때 저희 작품을 차분히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스캔들'은 공개 3일 만에 19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7위에 오르는 등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