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혜택에 무임승차했다는 오명을 완전히 지운 활약이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에이스 곽빈(두산)이 혼신의 역투로 5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 위업을 이끌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에 3-1 승리를 거뒀다. 슈퍼 라운드에서 개최국 일본에 당한 0-5 완패를 설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시작된 연속 우승을 5회로 늘렸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금빛 질주를 이었다.
곽빈이 없었으면 이루지 못했을 위업이다. 곽빈은 우승의 최대 고비였던 지난 21일 대만과 B조 조별 리그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탈삼진 2볼넷 '노 히트 노 런' 경기를 펼쳤다.
전광판에 최고 구속이 무려 164km를 찍을 만큼 온 힘을 다한 투구였다. 대표팀은 곽빈의 호투 속에 대만을 5-0으로 완파하며 B조 1위,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6일 만에 등판한 곽빈은 여전히 맹위를 떨쳤다. 이날 결승에서 곽빈은 슈퍼 라운드에서 한국을 5-0으로 완파한 일본을 상대로 6회까지 8탈삼진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타선이 터지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은 2회초 선두 타자 윤동희(롯데)의 2루타, 문현빈(한화)의 적시타로 1점을 냈지만 좀처럼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7회까지 안타 7개, 4사구 5개를 얻어내고도 잇단 번트 실패와 후속타 불발로 1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곽빈은 6회까지 버텼지만 7회 아쉽게 동점을 허용했다. 삼진 1개를 더 뺏었지만 안타 3개로 실점한 것. 다행히 구원 등판한 조병현(SSG)이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8회 김도영(KIA)의 적시타, 문보경(LG)의 쐐기타가 터지면서 3-1로 이겼다. 곽빈의 111구 투혼이 아니었다면 절대 없었을 승리이자 금메달이었다.
당초 곽빈은 3년 전 항저우 대회 멤버였지만 담 증세로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한국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무임 승차했다는 일부의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곽빈은 3년이 지나 차고 넘치게 역할을 수행했다. 대만과 1차전 뒤 곽빈은 "(항저우 대회 당시) 사연으로 이날 이를 악물고 던진 것이냐"는 물음에 "오늘 던진 것만으로는 안 되고 우리 대표팀은 무조건 우승해야 하니까, 내가 우승해서 잘 던지면 그때 한없이 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승전 역투로 답변은 필요 없게 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