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람' 말고 '우리 사람'을 봐야 할 때

[기자수첩]
통합특별시 대규모 전보 앞둬…옛 인연 넘어 새 식구와 소통해야
자리만 섞어선 진짜 통합 어려워…부서장 역할 어느 때보다 중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사 전경. 광주특별시 제공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집행부와 의회가 대대적인 전보 인사를 앞두고 서로 다른 공무원과 조직문화를 섞는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집행부와 의회가 대대적인 전보 인사를 앞두고 있다. 통합 이후 서로 다른 조직에서 근무했던 공무원들이 한 부서에서 본격적으로 섞여 일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단순한 자리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부서장을 만나는 일이 낯설듯 부서장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과거 함께 근무했던 직원도 있지만 이름과 얼굴조차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과 새롭게 호흡을 맞춰야 한다. 옛 광주와 전남에서 서로 다른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를 경험한 직원들을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것도 부서장들의 몫이다.

문제는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낯선 조직에 가면 자연스럽게 주변에 묻게 된다. "그 직원은 어때?", "누가 일을 잘해?"라는 질문이 오가고, 과거 함께 일했던 직원이나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물론 참고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남의 평가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돼서는 곤란하다. 특히 조직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의회나 일부 부서에서는 몇몇 사람의 평가가 새로 부임한 상급자에게 전달되면서 특정 직원에 대한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로 온 부서장 입장에서는 직원들을 충분히 파악하기 전인 만큼 기존 평가에 의존하기 쉽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평가는 보는 위치와 함께 일했던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누군가에게 좋은 직원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반드시 좋은 직원이라는 보장은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는 부서장들의 '귀'가 중요하다. 과거 인연이 있는 직원이나 소위 잘나가는 몇몇 직원의 목소리만 크게 듣기보다 새롭게 만난 직원들에게도 똑같이 귀를 열어야 한다. 누가 일을 잘한다고 알려졌는지가 아니라 실제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직접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행정구역을 합치고 자리를 섞었다고 조직까지 저절로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옛 광주와 전남이라는 보이지 않는 경계를 허물고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섞어가는 과정이 뒤따라야 비로소 통합이라는 말에 의미가 생긴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내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난 사람까지 '우리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어쩌면 이번 대규모 전보가 진정한 통합의 첫 시험대인 이유다.

특별시 안팎에서는 "통합 이후 처음 만나는 직원에 대한 평가는 남의 입이 아니라 함께 일하면서 내려야 한다"며 "친한 사람이나 목소리 큰 몇몇의 말만 듣다 보면 조직은 통합돼도 사람과 조직문화는 하나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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