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장에서 대만 국기와 욱일기를 나란히 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가 하루 만에 철거한 소동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대회 조직위원회가 욱일기 금지에 대해서만 공식 사과하고 대만 국기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외교적 파장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28일 일본과 대만 언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대만과 일본의 야구 경기를 앞두고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 입구에는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로 욱일기와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의 반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하지만 이 안내문은 설치 하루 만에 돌연 철거됐다. 구체적인 철거 경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대회 조직위원회의 편향된 사과 태도에 집중되고 있다. 조직위는 이날 오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욱일기를 예시로 들며 '해당 깃발은 반입할 수 없다'고 안내하는 부적절한 게시물을 부착했다"며 "대회에서는 참가국 이외의 국기를 내거는 행위를 금지 사항으로 안내하고 있으나 욱일기는 당연히 반입 금지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조직위는 "현장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게시된 것으로, 관람객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욱일기 취급과 관련해 모든 경기장에 내용을 다시 한번 철저히 주지시키고 향후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직위의 사과문에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에 대한 언급만 담겼을 뿐, 함께 반입이 금지돼 논란을 빚었던 대만 국기에 대한 사과나 해명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대만 정치권과 언론은 국기와 욱일기를 동일선상에 놓고 반입을 금지한 조치 자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질타하고 나섰다.
린더푸 국민당 국회의원은 "일본의 군국주의 역사와 관계가 있는 욱일기와 중화민국(대만) 국기를 나란히 열거한 것은 대만 팬의 국기 반입을 막기 위한 의도적인 '모욕'"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라이칭더 총통이 중화민국은 독립 주권국가로 일본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대만 국기가 아시안게임에서 이런 대우를 받았는데도 정부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국격을 낮추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라이 총통과 외교부의 즉각적인 공식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