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DMZ 지뢰폭발, 신중과 늑장사이…의혹 자초한 군?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비무장지대 지뢰 추정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지뢰추정 폭발사고를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다. 국민들의 궁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수색대대장인 중령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고 앞선 폭발로 부사관 2명은 골절상을 입는 등 우리 장병 3명이 크게 다친 중대한 사고를 두고 어느쪽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고 어느편에서는 억울해 분통이 터질 수 있어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의적인 조사 지연, 사고 축소 은폐, 모두 대통령 지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야당으로서 공세의 수위를 높였고 정점식 원내대표는 "북한의 소행이 거의 확실한데도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우리 것인지 북한 지뢰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납득할 수 없는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쟁이나 정략의 개입 없이 투명하고 철저하게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숭고한 희생을 욕보인 행태를 당장 멈춰라"며 여권으로서 방어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합참의 설명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분명히 밝히지 않은 부분이 많아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목함지뢰 추정 물체를 식별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도 형상은 목함지뢰와 유사하고 재질은 플라스틱으로 보였다는 취지의 진술도 있고, 또 다른 인원은 다른 종류로 추정되는 진술도 있었다고 밝혔다. 목함지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매우 유보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폭발사고로 인한 우리 장병들의 피해규모로 볼 때 폭발력이 큰 북한의 목함지뢰일 가능성이 큰다는 쪽으로 전문가들의 견해가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오는 합참의 이런 설명은 단순한 신중함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밝혀지겠지만 핵심은 저 지뢰들이 과거에 매설된 것인데 물에 쓸려 유실돼 온 것인지 아니면 최근 북한이 의도적으로 군사분계선 MDL 아래쪽에 매설한 것인지 여부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매설된 지뢰가 유실돼 흘러 내려온 것이라면 임진강 유역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파장이 덜하겠지만 북한이 최근에 새로 매설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사안이 되기 때문에 파장은 훨씬 커진다.
 
권대원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 지뢰 추정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남는 문제는 무엇 때문에 이번 이른바 지뢰추정 폭발사고가 발생한 뒤 엿새가 지난 27일에야 첫 조사가 이뤄졌는지 하는 점이다. 지난 2015년 파주 목함지뢰 사건 때는 곧바로 잔해를 수거한 뒤 사고 6일 만에 북한군 도발로 결론 낸 것과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 파주 목함지뢰 사건은 철책선 인근에서 발생했었고 이번 사건은 철책선 너머 군사분계선 바로 이남지역이기 때문에 직선거리로 최대 약 2km 떨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위치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군은 사고 발생 사흘째 돼서야 겨우 진상조사단을 꾸렸고 그로부터 사흘뒤에야 수색에 나섰다는 사실을 두고 야권에서는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던 것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군은 어떤걸 은폐할 수 있겠느냐,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군이 2015년 목함지뢰 사건때와 같은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어떻게 은폐할 수 있겠느냐는 군의 억울함이 말 그대로 억울함으로 판명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혹여라도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정치적 고려 때문에 판단이 늦어졌다면 반대쪽에서는 크게 분통을 터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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