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남 해상풍력이 선점한 전력망 가운데 공공사업을 포함한 10기가와트(GW) 이상의 접속 시기를 2033년 안팎으로 늦춘다. 이는 전력망 혁신대책의 일환으로 2030년 이전 여유 망은 태양광 등 먼저 진입할 수 있는 사업으로 우선 돌릴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재식 전력망정책관은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력망 혁신대책 브리핑에서 호남 해상풍력이 2030년까지 선점한 계통이 16.7GW이지만, 실제 진입 가능한 물량은 3GW 안팎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정 대상에 공공사업도 포함된다며 "실제 들어가는 진입 시기에 맞춰 계통을 주겠다"고 말했다. 2030년 이후 송전망이 보강될 예정인 만큼 그 전까지 여유 망은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다른 사업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허수 사업 정비 과정에서 약 9GW의 접속권을 회수했으며, 이 가운데 3GW를 다른 사업자에게 먼저 배분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 김재군 전력계통부사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안전성 우려와 관련해 2027~2028년 호남에 동기조상기·스테콤 등 무효전력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라 2030년까지 관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 따라 배전망과 변전소에 설치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는 2030년까지 5GW 이상이다. 재생에너지 접속을 늘리는 데 쓰이는 물량만 따진 것으로, 전력망 전체에 필요한 ESS 규모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정할 방침이다.
설치비용은 배전망 ESS의 경우 국비와 가상발전소(VPP) 사업자가 절반씩, 주민들이 태양광 수익을 나누는 햇빛소득마을용 ESS의 경우 정부 50%, 지방자치단체 20%, VPP 사업자 30%씩 나눠 낸다.
앞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력망 혁신대책'을 보고했다.
우선 다음 달 1일부터 호남권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 해제된다. 계통관리변전소는 송·배전망 포화로 신규 발전설비 접속을 제한하는 변전소로, 그동안 호남에서는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의 계통 접속이 2034년 이후에나 가능했다.
지정 해제로 확보되는 여유 용량은 기존 대기 사업자에게 우선 배분한다. 대기 사업자는 다음 달 1일부터 조기 접속을 신청할 수 있고 신규 사업 접수는 내년 1월부터 시작한다.
다만 호남지역 변전소 87곳 가운데 이미 포화된 41곳은 ESS(에너지저장장치) 설치와 변전소 신설 등에 맞춰 2028~2030년 단계적으로 접속을 허용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정부는 2030년 송전망의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119GW에서 171GW까지 52GW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전망의 수용 능력도 84GW에서 110GW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