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이 심화 중인 수도권 주거 안정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서울 마포구갑)과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경기 화성을)가 공동대표로 키를 잡는 원내 연구모임이 출범한 것.
이들은 민간 중심 공급대책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해, 향후 입법까지 연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당장은 민심 이반이 큰 부동산 이슈를 고리로 대여 전선을 구축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총선 승리를 위한 범야권 연대를 강화하려는 포석이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조정훈 의원은 3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주거혁신 포럼' 창립 총회에서 "이렇게 수도권과 서울의 주거문제가 힘든 적이 있었나 싶다. 85주째 집값이 오르고 있고 다음 주까지 오르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긴 규모의 집값 상승 기록"이라며 "곧 100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 (부동산)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은 당적을 떠나 우리의 소명"이라며 "그냥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모여 공급과 세제·금융·교통 문제 등에 대한 해답을 적절하게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도 "'성실하면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약속이었는데, 그 약속이 지금 깨지고 있다"며 규제를 강화해온 정부를 겨냥했다. 오갈 데 없는 청년은 결혼을, 신혼부부는 출산을 미룬다며 "집이 흔들리면 인생의 순서가 무너진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까지 차례로 투기꾼으로 몰아세우자, 남은 것은 '공급 절벽'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시장이 믿을 수 있는 공급대책 △주거·광역교통을 함께 푸는 방안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길 원하는 실수요자의 선택이 존중받는 길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의석 절대다수를 가진 민주당이 못한다면, 그 몫은 우리의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다.
양당 지도부도 현장 축사로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이 정부는 공공 주도 공급대책만 활성화하겠다고 해서 주거난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공공의 양만큼 주거의 질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하고, 무너진 주거 사다리를 조속히 복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기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출퇴근길에는 당적이 없고, 국민들이 2년마다 맞는 전세 만기일은 선거일정을 기다리지 않는다"며 "'자기 집 마련'이란 기본적인 욕망에 충실한, 그래서 구체적 대안을 내놓는 포럼이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향후 총선을 염두에 둔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동안 양당의 골이 깊어진 데엔 특수한 정치적 상황이 컸컸다는 것.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 보수진영은 도전자의 위치"라며 "정무적으로도 관심이 많으실 텐데 수도권 주거문제에 대한 관심은 양쪽의 최대공약수였다"고 설명했다. 계엄과 탄핵의 상처가 아문다면 "앞으로 함께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조 의원도 "향후 100일 안에 구체적인 (정책)성과를 만들어 수도권 보수의 부동산 대안을 국민께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포럼을 계기로, 차기 국회엔 수도권을 보수의 세력기반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물론, 일선에서 주거정책을 펴고 있는 기초단체장들의 참여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개혁신당 외 제3정당에서도 가입 문의가 있었다고 한다.
이날 총회에는 국민의힘 권영세(서울 용산)·유의동(경기 평택을)·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조은희(서울 서초갑)·서명옥(서울 강남갑)·박수민(서울 강남을)·김재섭(서울 도봉갑) 의원 등이 회원으로 함께했다. 비례대표인 국민의힘 최수진·김소희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도 동석했다. 당초 유현준 건축가의 '공간으로 읽는 대한민국' 특강도 예정돼 있었지만, 총회 직전 퇴장하면서 강의가 불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