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를 비공개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3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은 국제국은 '8월 말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국제 순위표를 제외하기에 앞서 재정경제부 측과 의견을 교환했다.
한은은 "순위 삭제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대내외 공식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며 "한은과 재경부 내에 상당 기간 공감대가 형성돼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환보유액 순위는 공식 통계 지표가 아니라 단순 부표"라며 "순위표를 보도자료에 수록하지 않기로 한 것은 부서장(국제국장)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 국제국은 지난 3일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2001년 2월 말 도입 이후 25년 6개월 동안 매달 제공해온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표를 별다른 사전 설명 없이 제외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순위가 지난해 말 세계 9위에서 올해 5월 말에는 15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풀어 환율 방어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한은은 이에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외환보유액 순위가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괴리된 해석이 빈번하게 이뤄졌다"며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외환보유액 순위는 이미 공개된 자료로 통계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조회해볼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일박 국민이 국제통화기금(IMF)와 각국 중앙은행 통계를 일일이 찾아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매달 외환보유액 순위 발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은은 "향후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를 다시 보도자료에 수록할 계획은 없다"고 이종욱 의원에게 보고했다.
한은은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에서 주요국 외환보유액 통계를 간편하게 조회해볼 수 있다"며 "정보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입수 대상 국가를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이 이날 공개한 지난 2분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외환 순거래액은 -96억 1200만 달러였다. 1분기에는 136억 2천800만 달러를 썼다.